[사회] [다채로운 강원] 단종 국장, 칡줄다리기…봄꽃 향기 속 ‘단종문화제’ 즐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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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월군
25~27일 동강 둔치, 장릉 등서 개최
콘서트·드론 쇼 … 즐길 거리 가득
궁중음식 경연 ‘단종의 미식제’ 첫선

올해로 58회째를 맞는 단종문화제가 25~27일 사흘간 동강 둔치와 장릉 등 영월읍 일원에서 개최된다. 사진은 단종문화제의 상징적 행사인 ‘단종 국장’으로, 고증에 근거해 재현한 조선 국장에 다양한 퍼포먼스를 더했다. [사진 영월군]
영월의 봄은 ‘단종 애사(哀史)’와 함께 물든다. 숙부에게 왕위를 빼앗기고 만리타향에 유배돼 어린 나이에 생을 마감한 비운의 조선 6대 임금 단종. 그의 마지막 발자취가 서린 영월군에선 매년 4월, 단종과 충신들의 넋을 기리는 ‘단종문화제’가 개최된다.
주민 손으로 꾸린 강원 대표 역사·문화 축제
올해로 58회째를 맞는 단종문화제는 지난 1967년 ‘단종제’란 이름의 행사로 처음 시작됐다. 단종이 유배됐던 청령포와 숨을 거둔 관풍헌, 영원한 안식에 든 장릉이 자리 잡은 영월에서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꾸린 추모제였다. 단종의 복위를 꿈꾸다 목숨을 잃거나, 위험을 무릅쓰고 그의 시신을 수습한 충신들의 넋도 함께 기렸다. 영월이 ‘충절(忠節)의 고장’으로 불리게 된 이유다. 이후 단종제는 규모와 내실을 더해 갔고, 1990년 단종문화제로 명칭을 바꿔 오늘에 이른다. 오랜 세월 지키고 계승해 온 전통문화에 현대적 감성과 다채로운 볼거리, 즐길 거리를 더한 단종문화제는 추모제를 축제로 승화한 대표적 역사·문화 축제로 평가받는다.
올해 단종문화제는 오는 25일부터 27일까지 사흘간 동강 둔치와 장릉 등 영월읍 일원에서 개최된다. 축제의 슬로건은 ‘그대에게로 가는 길’이다. 단종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또 한 사람, 바로 국모에서 노비로 전락한 채 남편인 단종을 그리워하며 64년을 홀로 살아낸 정순왕후다. 슬로건에는 두 사람의 안타까운 사랑이 오늘에 되살아나, 뒤늦게나마 이뤄지길 기원하는 의미를 담았다.
단종문화제 기간 동강변은 다채로운 즐길 거리로 채워진다. 축제 첫날인 25일 오후 3~5시 관풍헌과 주 행사장인 동강 둔치를 잇는 영월읍 중심가에선 ‘별별퍼레이드’가 펼쳐진다. 전문 공연팀과 주민 1000여 명이 참여해 타악과 무용 등 다양한 퍼포먼스를 더한 화려한 행렬을 선보일 예정이다.
오후 2시 동강 둔치 주 무대에선 ‘정순왕후 선발대회’가 열린다. 정순왕후의 강인한 정신과 순애보를 기리고, 이에 걸맞은 현대적 여성상을 모색하는 행사로, 기혼 여성들로 구성된 후보자 중 올해의 정순왕후와 권빈, 김빈 등 6명을 선발한다. 저물녘 동강 둔치에선 본격적인 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개막식이 개최된다. 오후 6시 합창단의 개막 공연과 올해 선발된 정순왕후의 개막 선언을 시작으로 플래시몹 공연과 퍼포먼스가 이어진다.
개막식의 하이라이트는 오후 7시 시작되는 개막 콘서트다. 가수 진성·홍잠언·신승태·박서진이 출연해 축제의 흥을 한껏 돋울 예정이다. 가수들이 떠난 무대 위 밤하늘은 ‘드론 실증도시’ 영월이 자랑하는 드론 라이트 쇼와 불꽃놀이가 화려하게 장식한다.
둘째 날인 26일 오후 6시에 시작되는 ‘단종 국장’은 영월에서만 볼 수 있는 단종문화제의 상징적 행사다. 단종은 조선 임금 중 유일하게 국장을 치르지 못했지만, 승하한 지 550년 만인 2007년부터 영월 주민들의 손으로 국장을 꾸려와 의미를 더한다. 고증에 근거해 재현한 조선 국장에 다양한 퍼포먼스를 더한 야간 행렬이 관풍헌을 출발해 장릉까지 이어지며 색다른 볼거리를 선사할 예정이다.

단종문화제 기간 ‘정순왕후 선발대회’(위)와 영월의 고유 민속놀이인 칡줄다리기 등 풍성하고 다채로운 볼거리, 즐길 거리가 이어진다.
무형유산 칡줄다리기, 국악 공연 등 ‘눈길’
축제 마지막 날인 27일 펼쳐지는 칡줄 행렬과 칡줄다리기도 놓치면 아쉽다. 2023년 도 무형유산 제37호로 등재된 칡줄다리기는 조선 숙종 때부터 시작됐다고 전해지는 영월의 고유 민속놀이다. 동강을 중심으로 동편과 서편으로 나뉜 주민들이 길이 70m, 무게 6t의 초대형 칡줄을 당겨 승부를 겨룬다. 축제의 대미는 오후 5시 시작되는 폐막 콘서트가 장식한다. 가수 설운도·황유찬·허민영 등이 출연한다.
올해 처음 선보이는 ‘제1회 단종의 미식제’도 눈길을 끈다. 영월 특산물을 활용한 창작 궁중음식 경연대회로 관광객에게 새로운 볼거리와 미식 체험을 제공할 예정이다. 수상자의 레시피는 영월군의 특화 음식 문화 관광 상품으로 개발된다.
주요 행사 외에도 풍성한 볼거리, 즐길 거리가 기다린다. 국가 무형유산 판소리 이수자 박양순 명창을 비롯한 국악 명인들의 공연이 펼쳐지는 ‘국악명인전’을 비롯해 지역 예술인 공연 등이 축제 내내 쉼 없이 이어진다. 가족이 함께 참여하기 좋은 역사 퀴즈쇼와 미니 운동회로 구성된 ‘깨비노리터’, 단종 유배길을 모티프로 꾸린 역사 체험 부스, 고추장과 인절미를 만드는 전통 음식 체험 부스와 영월의 농특산물을 판매하는 ‘농부마켓’ 등도 마련된다.
영월 9개 읍·면 부녀회에서 차린 먹거리 마당에선 엄마 손맛 담뿍 담긴 다채로운 강원도 향토 음식을 맛볼 수 있다. 더 자세한 행사 일정과 프로그램 소개는 단종문화제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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