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이재명 91%, 영남서도 압승…“어대명 넘어 구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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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20일 영남권 경선에서 1위를 한 뒤 인사하고 있다. 왼쪽은 강유정 의원, 오른쪽은 김태선 의원. [뉴스1]
이재명 후보가 20일 영남권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득표율 90.81%(6만6526표)를 기록하며 ‘어대명’(어차피 대통령 후보는 이재명) 독주 체제를 굳혔다. 선거인단이 권리당원·대의원으로 구성된 만큼 당심(黨心)을 사실상 싹쓸이한 결과다.
민주당은 이날 울산전시컨벤션센터(UECO)에서 부산·울산·경남·대구·경북 등 영남권 대선 경선 투표 결과를 발표했다. 이 후보가 압도적 득표를 한 가운데 김경수(5.93%·4341표)·김동연(3.26%·2388표) 후보는 한 자릿수 득표율을 기록했다. 이날 경선 투표율은 70.88%로 전날 충청권(57.87%)보다 13%포인트가량 높았다.
현장의 열기는 이 후보 추대 분위기에 가까웠다. 이날 행사장은 이 후보 득표율 발표 순간 지지자들의 함성으로 가득찼다. 김경수 후보를 지지한다는 민주당원 김모(29)씨는 “이 후보 지지자들이 너무 많아서 나머지 후보 지지자들은 자리도 없다”며 “조연도 아닌 엑스트라 수준에 가까운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결과 발표 후 기자들에게 “아직 일반국민 여론조사 등 절반이 넘는 절차가 남아 있다. 속단할 수 없다”며 “여러 당원이 저에게 기대를 많이 갖고 있어서 큰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김경수 후보는 “이번 경선은 모두가 이기는 경선이 목표”라며 “남은 경선 기간 더 좋은 성적을 얻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동연 후보도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일에 제가 가장 적임이라는 생각에는 추호도 흔들림이 없다”고 했다.
전날 충청권 투표 결과까지 합친 이날까지의 누적 득표율은 이 후보 89.56%, 김동연 후보 5.27%, 김경수 후보 5.17%로 집계됐다. 앞서 충청에서도 이 후보는 88.15%(5만7057표)로 압승했다. 충청권에서 김동연 후보는 7.54%(4883표), 김경수 후보는 4.31%(2790표)였다.
당내에선 이날 영남권 경선 결과를 두고 “혹시나 했던 일말의 변수마저 없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 소속 의원은 “노무현·문재인 등 두 명의 대통령 배출을 주도한 과거 영남 친노·친문 지지층까지 이 후보에게 전격적으로 힘을 실어준 결과”라고 말했다. 경남지사 출신인 김경수 후보가 “경남을 우주항공과 방위산업의 메카로 만들겠다”고 공약했고, 경제관료 출신인 김동연 후보가 부산 연고 야구팀인 롯데 자이언츠 점퍼를 입고 나와 “모든 금융 공기업의 부산 이전 완수”를 외쳤지만 역부족이었다.
민주당 안팎에서는 “어대명이 아닌 ‘구대명’(90%대 득표율의 이재명)”이란 신조어도 회자됐다. 지금까지의 흐름대로라면 이 후보가 합산 득표 과반을 무난히 확보해 결선투표 없이 최종 후보로 확정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와 관련해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페이스북에 “과연 이것이 민주주의인가 하는 의문이 든다”며 “이런 압도적 득표율은 독재 국가의 선거를 떠올리게 한다”고 적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김경수·김동연 후보를 두고는 “향후 전당대회와 2026년 지방선거를 염두에 둔 ‘착한 2등’ 경쟁이 본격화된 것”(수도권 의원)이란 해석도 나오고 있다. 두 후보는 이날 이 후보에게 각을 세우는 대신 단합을 강조했다.
이 후보는 이날 경선 결과 발표 직후 ‘대선에서 기본소득은 공약으로 내걸지 않는 거냐’는 질문에 “말을 하지 않는다고 (기본소득이) 없어진 것은 아니다”며 “아직 할 말이 많이 남아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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