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트럼프 "中과 매일 접촉"…'관세 인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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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145%를 낮출 가능성을 시사했다. 특히 ‘중국과 직접 접촉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매일 하고 있다”며 대중 관세율이 포함된 관세율이 확정될 시기를 향후 “2~3주”로 특정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기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다만 중국과의 대화 채널 등에 대한 추가 설명은 하지 않았고, 관세 인하 시점을 특정하면서도 “그것은 그들(중국)에게 달려 있다”고 했다.
“협상 못 이루면 관세 부과…중국도 포함”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진행한 행정명령 서명식에서 스스로 중국에게 부과한 145%의 관세가 “매우 높은 수치”라며 “이는 중국이 미국으로 대량으로 펜타닐을 보내는 데 대해 10%에 10%(총 20%)의 관세를 부과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향후 2~3주 안에 관세율을 (새로) 정하겠다”며 “여기엔 중국이 포함될 수 있다”고 했다. ‘중국과의 직접 대화가 없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아니다. 매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행정 명령에 서명한 진행한 기자들과의 문답에서 중국에 대한 145%의 관세율을 낮출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뒤 특유의 표정을 짓고 있다. 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관세로 인한 중소기업의 부담 때문에 관세 인하를 검토하느냐’는 질문에 “관세가 높지만 나는 관세를 (아직) 낮추지 않았고, 이는 높은 관세로 (중국산)물건이 많이 팔리지 않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중국을 포함해)협상을 하지 못한 국가엔 관세를 부과할 것이고, 관세를 정하는 건 우리(미국)”이라며 재차 중국에 압박을 가했다.
대미 수출 비중이 높은 중국이 관세에 따른 타격이 더 크기 때문에 협상에 나설 수밖에 없을 거란 주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만 대중 협상에서 자신감을 피력하면서도 “나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잘 지내고 있고, 협상으로 합의점을 찾기를 바란다”며 재차 유화적 입장을 제시했다.
“절대 아니다”라지만…“무역중단은 모두에 부정적”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도 폭스 인터뷰에서 ‘소매업체의 진열대가 빌 것을 걱정해 관세를 고수하지 못하는 게 아니냐’는 질문에 “절대 아니다”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그 역시 “지구상의 모든 나라가 협상하고 있고, 중국도 협상을 시작했다”며 협상의 주도권은 미국이 쥐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이 23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대중 관세율을 낮출 수 있다고 말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을 지켜보며 미소를 짓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해싯 위원장 역시 중국과의 접촉이 시작됐다면서도 “대통령이 (대중)협상이 진행될 경우 그 시점을 직접 발표할 것”이라고만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중국에 대해 매우 낙관적이며, 특히 다른 모든 국가에 대해서는 더욱 낙관적”이라고 강조했다.
관세 정책을 주도하고 있는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의 발언은 다소 달랐다. 그는 이날 워싱턴 국제금융연구소(IIF) 주최 행사에서 “(중국과의 협상은)적극적”이라면서도 “중국과는 아직 공식적인 협상이 시작되지 않았다”고 했다.
베센트 장관은 특히 “현재의 관세는 양측 모두에게 지속 가능한 수준이 아니란 점을 알고 있다”며 “양국간의 무역 중단은 양국 모두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백악관이 대중 관세를 절반가량으로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그런 논의가 진행된다고 해도 놀라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왼쪽)이 23일 수요일 워싱턴 백악관 북쪽 잔디밭에 참모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AP=연합뉴스
‘추가 관세’ 언급했다가…‘약점’ 노출한 트럼프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대한 유화 메시지를 발신하면서도 ‘관세 만능론’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관세가 높아질수록 (미국에) 공장을 짓고 싶어하는 기업이 많아질 것”이라며 “50%면 많은 공장이, 75%면 더 많고 100%면 그보다 더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캐나다에 대한 25%의 관세를 언급하는 과정에서 “자동차에 한해 관세가 더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말 자동차 관세 인상을 고려하느냐’란 추가 질문을 받자 “현재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김영옥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가 오히려 미국 경제에 부담을 준다는 지적에 대한 고민을 우회적으로 내비치기도 했다.
그는 전날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을 경질할 생각이 없다고 밝힌데 이어, 이날도 “(파월의장에게) 전화할 수도 있지만 하지 않았다”고 했다. 다만 “그가 기준금리를 낮추지 않는 것은 실수”라며 “그는 내가 별로 좋아하지 않은 사람이 추천한 인물”이라고 주장했다. 파월 의장을 추천한 사람을 특정하진 않았지만, 그를 임명한 사람은 트럼프 대통령 본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고(故) 아베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를 거론하며 “나는 ‘신조, 엔화 가치를 떨어뜨리면 우리가 트랙터를 팔 수 없고 관광객도 줄어든다’고 말하곤 했다”며 환율 변동에 따른 부담을 시사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관광객 감소의 이유가 여행객 체포 등 극단적 이민정책 때문이라는 지적에 대해선 “관광객을 매우 잘 대접하는 세계 관광의 중심지 미국에 그런 곳이 있다고 믿지 않는다”고 했다.
이날 로이터가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운용과 관련한 지지율은 37%를 기록했다. 집권 1기 때를 포함해 트럼프 대통령이 기록한 가장 낮은 지지율이다. 특히 미국 시민들의 87%가 인플레이션을 걱정하고 있었다. 경기침체와 주가변동에 대해선 각각 76%와 67%가 우려를 표했다. 이들 항목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분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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