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굿바이 파파” 마지막 인사…10만명 몰리자 자정 넘겨 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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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현지시간)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을 조문하러 온 신자들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EPA=연합뉴스]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 조문 이틀째인 24일(현지시간)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 높은 관대에 안치됐던 과거 교황들과 달리 프란치스코 교황의 시신은 바닥에 둔 목재 받침대에 누운 모습으로 공개됐다. 교황은 세계의 지배자가 아닌 그저 낮은 자리의 목자일 뿐이라는 생전의 신념을 반영한 것이라고 한다.
교황의 시신은 신도들이 잘 볼 수 있도록 비스듬하게 누운 모습이었다. 신도들은 성호를 긋고 기도를 올리며 교황을 조문했다. 조문객인 이베네스 비앙코는 “교황은 공존을 말했고, 많은 사람들을 하나로 모았다”고 AP통신에 말했다.
일반 조문 첫날인 23일 밤 12시까지만 조문을 받을 예정이었지만, 추모객들이 몰려 교황청은 조문 시간을 연장했다. 현지 매체는 “10만 명이 넘는 신자들이 입장을 기다렸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일반 조문 마지막 날인 25일은 오전 7시부터 오후 7시까지 조문할 수 있다. 다만 규모에 따라 시간이 늘어날 수 있다고 한다.
한편, 교황 장례식과 다음 달 초로 예상되는 콘클라베 준비를 위해 전 세계 추기경들이 속속 바티칸으로 모이고 있다. 바티칸에선 23일 오후 추기경들의 2차회의가 열렸다. 추기경 252명 가운데 103명이 참석했다. 26일 있을 교황 장례식과 다음 달 4일까지 이어질 특별 미사 전례를 협의했다. 차기 교황을 뽑는 콘클라베는 다음 달 5일부터 10일 사이에 시작된다.
이탈리아 일간지 코리에레 델라 세라와 라 레푸블리카에는 이날 교황 주치의 세르조 알피에리 박사가 본 교황의 마지막 모습이 실렸다. 21일 새벽 긴급 전화를 받고 달려갔다는 그는 “눈은 뜨고 계셨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으셨다. 저희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고 했다.
그는 “교황은 생전 늘 ‘집에서 눈을 감고 싶다’고 말씀하셨다”며 “삶의 마지막 단계에서 그 어떤 연명 치료도 하지 말라 당부하셨다”고 전했다.
퇴원 3주 만인 지난 16일, 교황은 자신을 치료했던 의료진 70명을 바티칸으로 초청했다고 한다. 알피에리 박사는 강하게 만류했지만, 교황은 조용히 “고맙습니다”라고만 말했다고 한다.
늦은밤 종종 야식을 즐긴 교황의 인간적인 면모도 소개했다. 그는 “식단 조절을 권했지만, 교황은 군것질을 좋아하셨다. 밤마다 부엌에 가서 간식을 드셨는데, 체중이 10㎏가까이 늘었다”고 했다. 주치의의 잔소리에 교황은 늘 “삶은 가볍고 여유롭게 살아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인 유흥식 라자로 추기경은 콘클라베의 결과가 언제 나올지에 대해 “주님의 뜻을 지켜보자”고 말했다. 그러면서 차기 교황이 아시아에서 나올 수 있느냐는 질문에 “주님께는 동서양의 구분이 없다”고 답했다.
외신은 아시아·아프리카에서 차기 교황이 탄생할지에 주목하고 있다. 유 추기경 역시 현지 언론이 선정한 차기 교황 유력 후보 12명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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