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김정은 꺼낸 ‘중간계선해역’…‘NLL 도발’ 빌미 쌓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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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딸 주애와 함께 25일 남포조선소에서 열린 5000t급 신형 구축함 ‘최현호’ 진수식에 참석했다. [뉴시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5일 신형 구축함을 공개하면서 “중간계선해역에서 평시작전운용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중간계선해역’은 이번에 첫 등장한 개념으로 김정은의 ‘적대적 두 국가’ 기조에 따른 후속 조치로 만들어진 새로운 해상 국경선일 가능성이 거론된다.

노동신문은 26일 김정은이 조선인민혁명군(빨치산) 창건 기념일인 전날 서해 남포조선소에서 열린 신형 구축함 진수식에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새 구축함은 5000t급으로, 북한은 이를 빨치산 영웅 최현의 이름을 따 최현호로 명명했다. 최현은 최용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부친으로, 김일성 주석의 최측근이었다.

김정은은 연설에서 “다목적구축함 건조계획사업들을 연차별로 실현시킬 것이며 이러한 함선들을 연안방어수역과 중간계선해역에서 평시작전운용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중간계선해역’에 대해 부연하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김정은이 지난해 2월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실체도 없는 유령 선(線)”이라고 지적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1차 서해교전(연평해전) 직후인 1999년 9월 주장했던 ‘조선 서해 해상 군사분계선’, 2007년 11월 남북 국방장관 회담에서 내놓은 ‘해상경비계선’에 이어 자의적인 해상 경계선을 김정은이 새롭게 내놓은 것 아니냐는 것이다. 앞선 두 가지 선 모두 NLL보다 남쪽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평시엔 해상 국경선 개념이지만, 전시에는 이남 지역까지 수복 대상이란 걸 염두에 두고 ‘중간계선’이란 용어를 썼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자신들에게 유리한 경계선을 설정한 뒤 남측이 먼저 넘었다는 식으로 언제든 도발의 빌미로 삼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정은은 신형 구축함의 무장을 설명하면서 대공·대함·대잠 능력과 함께 “초음속전략순항미사일(SLCM), 전술탄도미사일을 비롯해 육상 타격 작전 능력을 최대로 강화할 수 있는 무장 체계들이 탑재돼 다목적 수상 작전을 수행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최현호엔 한국의 이지스 구축함과 유사한 형태로 마스트에 4면의 고정식 위상배열레이더가 북한 전투함 최초로 탑재됐다.

군 당국은 북한이 최현호 외에도 최소 한 척의 전투함과 핵추진 잠수함 건조를 시도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다양한 해상 플랫폼을 확보해 지상 핵무기가 무력화돼도 해상에서 핵 보복 개념인 ‘제2격(second strike) 능력’을 갖추겠다는 구상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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