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힘 균형' 깨질라…'동남아 순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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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가 29일 필리핀을 방문해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전날 팜 민 찐 베트남 총리를 만난 데 이어 동남아시아 국가 순방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지난 28일 베트남 팜 민 찐 총리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 교도·로이터=연합뉴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이시바 총리는 양국 간 안전보장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외교와 방위 분야에서 차관급으로 구성된 2+2 협의체를 만들고, 첫 협의를 일본에서 열기로 하는 데에도 합의했다. 중국을 염두에 둔 회담도 나눴다. 일본이 운영 중인 동지국에 방위 장비를 지원하는 정부 안전 보장 능력 강화 지원(OSA) 제도에 따라 베트남에 방위 장비를 무상 제공하는 것도 검토하기로 했다.
필리핀에서 이뤄지는 정상회담에선 미국의 관세 조치 대응이 테이블에 오를 전망이다. 일본 NHK는 이번 정상회담을 근거로 자위대와 필리핀군 사이에 식량과 연료 등을 서로 제공하는 물품·역무 상호제공 협정(ACSA) 체결을 위한 협상도 개시한다고 전했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이시바 총리가 동남아국가를 상대로 눈에 띈 안전보장 협력 행보에 나선 배경에 중국이 있다고 분석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최근 베트남과 말레이시아, 캄보디아를 순방한 것과 무관치 않다는 것이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전 일본 총리 역시 나설 예정이다. 이시바 총리는 기시다 총리를 특사로 내세워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방문을 하도록 할 예정이다.

지난 15일 베트남을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신화=연합뉴스
아사히는 이시바 총리의 잇따른 정상회담에 대해 “동남아 방문은 이 지역 강대국 간 밸런스 오브 파워(세력 균형)가 바뀔 수 있는 국면에서 중국과 일본의 격렬한 다툼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특히 45%에 달하는 트럼프 관세를 부과받은 베트남은 중국과 연결 고리가 강하지만 과거 중국에 침략당한 경험이 있어 대중 경계감이 강한 곳이라는 설명도 보탰다. 바이든 정권 시절 미국과 안전보장·경제 분야에서 협력을 다졌지만 동남아 국가에 상대적으로 관심을 덜 보이는 트럼프 정권 출범으로 미국과의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도 일본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일본 정부 내에선 “베트남이 중국과 친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는 것이다. 한 외무성 간부는 “동남아시아에 '힘의 공백'이 생겨 시 주석이 그 틈을 파고들고 있다”면서 “중국의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책에 대항해 일본의 생각을 침투시키고자 한다”는 설명을 아사히에 전하기도 했다.
동남아 국가에 대한 적극적인 움직임과 동시에 중국에 대한 접근도 이뤄지고 있다. 이시바 총리가 직접 중국 방문 추진에 나선 데 이어 최근엔 양국 의원 간의 교류도 활발해지고 있다. 초당파 의원들로 구성된 일·중우호의원연맹의 모리야마 히로시(森山裕) 회장은 이날 중국을 방문해 중국 공산당 서열 3위의 자오러지(趙楽際) 전인대 상무위원장을 만났다. 지지통신에 따르면 모리야마 회장은 중국의 일본산 수산물 수입 재개 문제와 함께 자이언트 판다 신규 대여를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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