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슛! 아~ 이게 막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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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근, 조현우, 송범근(왼쪽부터 순서대로)

프로축구 K리그1에서는 골잡이보다 골키퍼가 더 주목받는다. 경기마다 선방쇼가 이어지기 때문이다. 상대의 결정적 득점 기회를 봉쇄하고 소나기 슈팅을 막아내 결국 팀을 승리로 이끈다. 최후방 조연에서 승리의 어엿한 주연으로 떠오른 대표 ‘거미손’으로 조현우(34·울산HD), 이창근(32·대전하나시티즌), 송범근(28·전북 현대)을 꼽을 수 있다.

조현우는 ‘페널티킥 막기의 달인’이다. 그는 지난 11일 제주 SK전에서 2-1로 앞선 후반 추가시간에 제주 유리 조나탄의 페널티킥을 몸을 날려 쳐내 울산을 승리로 이끌었다. 지난 5일 포항 스틸러스전에서도 1-1로 맞선 후반 추가시간에 페널티킥을 선방해 팀을 패배 직전 살려냈다. 보통 페널티킥 성공률은 80%로, 골키퍼가 불리하다. 하지만 조현우는 위기 상황일수록 더 침착하다. 페널티킥 직전 조준호 골키퍼 코치에게 달려가 키커의 슈팅 습성 등을 전달받는 노련함을 보인다. 두 경기에서 승점 4를 추가한 울산(승점 24)은 조현우의 선방에 힘입어 3위로 올라섰다. 만약 조현우가 그 2개의 페널티킥을 못 막았다면 울산은 현재 5위(승점 20)가 유력하다. 조현우는 “페널티킥 선방은 공격수의 득점 순간만큼이나 짜릿하고 귀중하다”며 “골키퍼는 조연이 아닌 주연”이라고 강조했다.

이창근은 연일 ‘신들린 선방쇼’를 펼친다. 대전은 지난 10일 FC서울전에서 슈팅 23개(유효 8개)를 허용했다. 그때마다 이창근이 선방하면서 실점 위기를 넘겼다. 서울은 경기 내내 대전을 압도하고도 이창근을 뚫지 못해 결국 0-0으로 비겼다. 특히 슈팅 방향 예측 능력이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그는 지난 6일 전북전에서도 전반 19분 전진우의 헤딩슛, 전반 21분 강상윤 왼발슛 등 상대의 결정적 득점 찬스를 무산시켰다. 대전은 전북에 13개의 슈팅을 허용하고도 1실점에 그치면서 1-1로 비겼다. 서울·전북에 주도권을 내주고도 무승부로 승점 1씩을 챙긴 대전(승점 28)은 단독 선두다.

송범근은 ‘수퍼세이브 달인’이다. 지난 3일 서울전에서 빼어난 반사신경으로 유효 슈팅 8개를 모두 막아냈다. 그가 뒷문을 든든하게 지켜준 덕분에 전북은 1-0으로 이겼다. 송범근은 이 경기 직후 11라운드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골키퍼가 라운드 MVP로 뽑히는 건 드문 일로, 지난 시즌 38라운드 중 네 차례뿐이었다. 거스 포옛 전북 감독은 “어려운 경기에서 승리하려면 수준 높은 경기력이 필요한데 송범근의 기량이 그렇다”고 칭찬했다. 지난 시즌 강등 위기까지 갔던 전북(승점 25)은 현재 2위다.

현영민 대한축구협회 전략강화위원장은 “좋은 골키퍼는 한 시즌에 많게는 팀에 승점 15점을 안길 수 있다. 이는 5승에 해당하는데, 웬만한 공격수 못지않은 영향력이다. 현재 선두권 팀은 모두 뛰어난 골키퍼를 보유한 팀”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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