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다른 반에 가고 싶어요" 마음상담 요청한 청소년 고민 1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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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한 청소년 모습.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반을 옮기거나 전학 가고 싶어요."

지난달 초, 15살 A양이 청소년 모바일 상담 플랫폼(‘다 들어줄 개’)에 SOS를 보냈다. 주로 상담을 호소한 문제는 바로 친구 등 대인관계. 같은 반 친구들과의 교류가 거의 단절됐다는 A양은 강한 고립감·소외감을 드러냈다. 자신이 처한 환경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뜻도 여러차례 밝혔다.

개학 시즌, 청소년들의 마음속 가장 큰 고민은 '대인관계'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은 15일 이러한 내용의 '다 들어줄 개' 상담 통계 자료(올해 1~4월)를 공개했다. 다 들어줄 개는 청소년 세대를 위한 카카오톡·문자메시지 등 비대면·익명 기반 24시간 마음상담 플랫폼이다.

재단에 따르면 지난 1월 2634건이던 상담 건수는 4월엔 3509건으로 33.2% 급증했다. 개학 후 새로운 친구·교사 등과의 관계 형성에 따른 스트레스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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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고민 마음상담 통계. 자료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

실제로 상담 주제는 대인관계(40.5%)가 가장 많았다. 학업·진로(13.2%), 가족갈등(13.1%)이 뒤를 이었다. 특히 대인관계 상담 건수는 올 들어 4개월간 꾸준히 늘었다. 학교생활에 대한 정서적 지지를 바라는 청소년이 많다는 의미다.

속앓이가 심할 경우, 상담 중 자살 등 위기 징후가 나타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지난 1월 상담을 요청한 18살 B양은 채팅방에서 만난 또래들에게 ‘시끄럽고 거슬린다’는 비난을 듣고 충격받았다. 평소 가족과의 관계도 소원했던 그는 우울증의 영향으로 자신을 깎아내리는 생각에 사로잡혔다. 결국 건물 옥상에 B양이 있다는 걸 전해 들은 상담사 신고를 받고 경찰이 출동해 자살 예방 조치에 나섰다.

하지만 상당수 청소년은 고민을 털어놓고 응원 받으면 마음을 바꾸곤 한다. 올해 새로운 반의 조 편성 과정에서 오해가 생겨 친구들과 멀어진 한 청소년은 정신적 고통을 호소했다. 학교에 가는 것부터 두렵고, 극단적 생각마저 떠올렸다고 한다. 하지만 꾸준한 상담을 거쳐 "다시 용기를 내겠다"고 밝혔다.

김정석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 상임이사는 "신학기엔 새로운 환경에서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청소년들이 많다. 이들이 불안한 마음을 혼자 감당하지 않고 편하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창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또는 자살예방 SNS 상담 '마들랜'(www.129.go.kr/etc/madlan)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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