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이스라엘 "이란 핵·군시설 수십곳 선제공격…"이란 혁명수비대 총사령관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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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 13일(현지시간) 새벽 이란 핵시설 등을 선제공격해 이란 전역에서 사상자가 다수 발생했다. 이란 최정예부대인 혁명수비대의 호세인 살라미 총사령관과 핵 과학자 등이 사망한 가운데, 이란이 혹독한 반격을 예고하면서 중동 정세가 격랑에 휩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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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세인 살라미 이란 혁명수비대(IRGC) 사령관이 2025년 5월 15일 테헤란에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 서거 1주기 기념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날 이스라엘은 전투기 수십 대를 동원해 이란 핵시설과 군사시설 수십 곳을 타격했다며 이란에 대한 공격을 확인했다. 예루살렘 포스트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영상 성명에서 이란 중부 나탄즈에 있는 핵물질 농축시설과 핵무기를 개발 중인 주요 핵 과학자들이 공격 목표에 포함돼 있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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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3일 이스라엘 총리 베냐민 네타냐후가 영상 성명을 통해 이란에 대한 군사 작전 개시를 발표하는 모습. AFP=연합뉴스

네타냐후 총리는 공격 직후 "이스라엘의 생존을 위협하는 이란을 격퇴하기 위해 '일어서는 사자 작전'을 개시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란 핵물질 농축 계획의 심장부를 공격했다"면서 "목표물 중에 이란의 군 지휘관과 미사일 계획도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번 작전은 며칠이 걸리든 필요한 만큼 계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군도 "이란의 핵 프로그램에 대한 군사 목표물 타격의 제1단계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다만 공습받은 나탄즈 핵시설에 핵 오염 징후는 없다고 이란 국영방송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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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새벽(현지시간)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이란 수도 테헤란의 건물과 차량들이 파괴된 모습. 이스라엘 정부는 주민 대피령을 내렸으며, 내각 비상회의를 소집했다. AFP=연합뉴스

이스라엘 정부는 공격 직후 영공을 폐쇄하며 이란의 보복에 대비하고 나섰다. 이스라엘군 당국은 반격에 대비해 병력 수만 명을 소집했다. 미 온라인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전국에 특별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카츠 장관은 "이란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가까운 시점에 미사일과 드론 공격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IDF) 대변인도 13일 새벽부터 필수적인 업무를 제외하고 교육활동, 모임 등을 모두 금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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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이란 테헤란에서 공습을 받은 뒤 화염과 연기가 치솟는 모습. 이스라엘 방위군(IDF) 관계자는 "이란 손에 있는 대량살상무기는 이스라엘에는 실존적 위협이자 세계에 중대한 위협이다"고 설명했다. AP=연합뉴스

로이터통신은 이란 수도 테헤란 북동쪽에서 큰 폭발음이 들렸다고 전했다. 이란 국영방송에 따르면 이날 혁명수비대의 호세인 살라미 총사령관이 사망했다. 이 밖에 이란 핵 과학자 2명 등이 사망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이란이 혹독한 반격을 계획 중이라는 보도가 나온 가운데, 반격 수위에 따라 중동 위기는 최고조에 달할 전망이다. CNN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스라엘 공습 이후 곧바로 각료회의를 소집했고, 이스라엘도 내각을 소집했다. 이란도 국제공항 운항을 중단하고 최고안보회의를 열었다.

이스라엘의 이란 본토 공격은 지난해 10월 이후 세번째다. 2023년 10월 가자전쟁 발발 이후 이스라엘과 하마스를 지원하는 이란의 대립이 고조됐다. 지난해 4월 이스라엘의 시리아주재 이란 대사관 공습을 계기로 두 나라가 처음 상대국을 직접 공격했다. 지난 10월1일엔 이란이 이스라엘에 200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고, 이스라엘도 같은달 26일 이란의 미사일제조시설과 지대공 미사일 기지 등 군사시설을 타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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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13일 사이렌 소리를 듣고 대피소에 모인 이스라엘 사람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이번 공습에 개입 안 해"   

미국은 이번 공습에 선을 긋는 분위기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우리는 이란에 대한 공격에 관여하지 않았으며, 우리의 최우선 과제는 (중동) 지역의 미국 군대를 보호하는 일"이라고 밝혔다. 루비오 장관은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해 단독 행동을 했다"면서 "이란은 미국의 이익이나 인력을 표적으로 삼으면 안 된다"고 경고했다.

이번 공습 시점은 예상보다 빨리 전격적으로 이뤄졌다는 평가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스라엘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이란에 대한 공격이 이르면 15일 이뤄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15일은 미국과 이란이 중재국인 오만 무스카트에서 6차 핵 협상을 열기로 한 날이었다. 5차 회담까지 열렸지만, 이란이 핵무기 연료인 우라늄 농축을 전면 폐기하라는 미국 요구를 거부하며 협상은 교착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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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오른쪽 둘째)이 2025년 4월 9일 이란 테헤란에서 열린 이란의 핵 성과 전시회를 방문했다. AP=연합뉴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지난 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통화에서도 이란을 공격할 의사를 전달했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이때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 옵션 전에 외교적 해법을 모색해보고 싶다"며 즉각적인 공격을 말렸다고 한다. 미국은 특히 이스라엘 정부에 "이란 핵시설 공격에는 직접 관여하지 않겠다"며 선을 그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이와 관련,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의 지원이 없다면 이스라엘의 공격은 이란의 핵 시설에 제한적인 피해를 줄 가능성이 높다"면서 "상당수 핵 시설이 깊은 지하에 묻혔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일단 15일로 예정된 미국과 이란의 핵 협상 개최 여부는 불투명해졌다. 이란이 이스라엘의 공습이 있을 경우 역내 미국 시설에 대한 공격을 가하겠다고 경고해온 만큼 미국이 이번 사태에 휘말릴 가능성도 있다. 미국은 11일 중동 지역 내 일부 대사관 인력과 미군 가족 철수를 결정했다. 한편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소식에 7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가격이 전장 대비 6.08% 오르는 등 국제 유가가 급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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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에서 미국의 오랜 동맹국이자 이란의 최대 적국인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시설을 언제든 폭격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 이란 역시 미국과의 협상이 결렬돼 분쟁이 발생하면 중동 내 모든 미군 기지를 공격하겠다고 맞서던 참이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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