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배우자도 자식도 아니다, 늙고 병들면 돌봐주는 사람 1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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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 이미지 사진. 셔터스톡
"누구도 맡고 싶지 않을 정도로 엄마의 성격이 별난 편인데 이를 잘 참았고, 위생적으로 모든 걸 돌봐줬습니다. 지극정성에 감사드립니다."
경북의 한 자녀가 이달 초 노인장기요양보험 홈페이지에 이런 글을 올렸다. 그의 장기요양 서비스를 받던 어머니를 여읜 후 이렇게 고마움을 표했다.
요양보호사는 초고령화 시대 한국 노인 돌봄의 핵심 주역이다. 요양보호사가 노인 돌봄의 가장 큰 몫을 담당한다는 조사가 나왔다. 배우자·자녀 돌봄을 이미 넘어선 것으로 볼 수 있다.
15일 건강보험공단 산하 건강보험연구원의 '2022년 한국의료패널 기초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노인의 주 돌봄 제공자는 요양보호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 돌봄 제공자는 가장 많은 시간이나 가장 큰 비용을 들이는 사람을 말한다.
연구원의 의료패널 중 65세 이상은 3262명, 이 중 돌봄이 필요한 사람은 424명이다. 여성이 69.9%로 훨씬 많고, 75세 이상이 82.2%에 달한다. 65.4%는 배우자가 없거나 같이 살지 않는다.
연구원은 주 돌봄 제공자가 누구인지 최대 3명까지 응답하게 했다. 조사 결과, 노인장기요양보험 재가서비스 제공자가 21.8%로 가장 많았다. 대표적인 사람이 요양보호사이다. 다음이 배우자(18.3%)이다. 배우자보다 요양보호사에 의지하는 사람이 더 많은 것이다.
다음은 자녀이다. 딸·아들 중 누가 주 돌봄 제공자 역할을 할까. 정답은 딸이다. 16.7%이다. 아들은 15.8%이다. 딸이 조금 높다. 며느리는 6.9%, 사위는 0.3%이다. 손자·손녀(1.1%), 형제·자매(0.9%)보다 사위가 낮다.
부모가 주 돌봄 제공자인 경우가 10.1%에 달한다. 잘 거동하지 못하는 노인 자녀를 초고령 부모 노인이 돌본다는 뜻이다.
이번 보고서는 재단법인 '돌봄과 미래'의 조사와 일치한다. 지난 4월 40세 이상 1000명에게 '고령·질병을 겪는 나를 돌봐줄 사람'이 누구인지 물었더니 39%가 요양보호사 등의 돌봄 인력을 꼽았다. 배우자(35%), 스스로(21%) 순이었다. 자녀는 4%였다.
68.4%는 장애가 없는데도 돌봄이 필요하다. 그런데도 돌봄이 필요한 이유가 뭘까. 연구원 조사에서 1위가 치매(18.6%)로 나왔다. 신체 및 정신장애로 인한 등급 소지(18.4%)가 비슷하다. 뇌졸중(11.8%), 목·등·허리·척추 질환(11.6%), 관절염·류머티스(11.3%) 순이다. 암·파킨슨·청각문제, 천식 등의 호흡기·폐 질환, 심장병·신부전 등의 이유도 있다.

정근영 디자이너
노인 연령별로 쪼개보면 돌봄 필요자의 80.9%가 75세 이상 초고령 노인이다. 다만 신부전(투석 등)은 65~69세가 51.6%로 가장 많다. 75세 이상이 29.8%, 70~74세가 18.5%이다.
요양보호사에 가장 많이 의존하는 계층은 소득이 가장 낮은 1분위이다. 요양보호사 의존도가 25%로 전체 평균(21.8%)보다 높다.
2022년 의료패널 1만 1881명 중 출산 경험이 있는 사람은 35명이다. 출산 후 30명이 산후조리원을 이용했다. 평균 13일 이용했고 여기에 251만 4570원을 썼다. 산후 도우미를 쓴 사람도 있다. 평균 16일, 70만 7300원을 지출했다.
연구원은 의료패널 표본이 불균등하게 탈락하는 점을 고려해 가중치를 줘 보정했다. 표본횡단가중치를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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