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재는 19일(한국시간) PGA 투어 통산 200경기 출전 금자탑을 쌓는다. 공식·비공식 상금 합계가 4903만5475달러에 달해 곧 5000만 달러 돌파도 눈앞에 뒀다. [로이터=연합뉴스]

임성재(27)가 19일(한국시간) 미국 코네티컷주 크롬웰의 TPC 리버 하일랜드에서 열리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시그니처 대회인 트래블러스 챔피언십에서 PGA 투어 200경기 출전의 금자탑을 쌓는다. 이와 함께 공식·비공식 포함 통산 상금 5000만 달러(687억원)도 곧 돌파한다. 트래블러스 챔피언십 총상금이 2000만 달러이기 때문에 이번 주에 돌파할 수도 있다.

임성재는 콘페리 투어(2부·당시 명칭 웹닷컴 투어)에서 뛰던 2018년 메이저대회인 PGA 챔피언십을 통해 PGA 투어에 처음 참가했다. 당시 2부 투어 선수였지만 세계 랭킹 100위 안에 들어 출전권을 받았다. 당시 처음 출전한 콘페리 투어에서 우승했던 임성재는 PGA 투어 첫 출전인 PGA 챔피언십에서 공동 42위로 선전했다.

두 번째 출전 대회는 US오픈이었는데, 이에 관한 사연이 있다. US오픈 최종예선은 여러 곳에서 열렸는데, 그중 가장 어려운 곳이 오하이오주에서 열린 대회였다. 대회장 인근에서 PGA 투어 대회가 열려 US오픈 출전권이 없는 정상급 선수가 대거 참가했다. 임성재는 사정도 모르고 출전했다. 다음 콘페리 투어 대회가 시카고에서 열리는데, 가는 길목이라는 이유에서 골랐다. 그런데 연습라운드도 해본 적도 없는 곳에서 1등을 했다. 왜 임성재가 콘페리 투어의 압도적 일인자인지 PGA 투어 선수들이 알게 된 계기다.

2018년 PGA 2부 투어 신인상과 올해의 선수상을 휩쓸었던 임성재. [사진 JNA 골프]

임성재는 그해 가을 PGA 투어 정규 대회에 데뷔했다. 2018~19시즌 개막전인 세이프웨이 오픈이다. 임성재는 콘페리 투어에서 갓 올라온 무서운 아이의 실력을 보여줬다. 공동 4위를 했고 상금 24만1280달러를 벌었다. 이후 PGA 투어는 임성재의 ‘현금출납기’ 같았다. 지난 15일 끝난 US오픈까지 임성재는 출전했던 PGA 투어 199경기에서 총상금 3400만5475달러(465억7729만원)를 받았다. 대회당 2억3405만원꼴이다. 임성재는 PGA 투어 통산 상금 38위다. LIV로 이탈한 선수를 포함해도 50위다. 한국 선수로는 최경주가 3280만 달러, 김시우가 2982만 달러로 그 뒤를 잇는다.

임성재는 정규 상금 외에 비공식 상금도 많이 받았다. 2019년부터 PGA 투어는 플레이오프 최종전인 투어 챔피언십에서 보너스 형식으로 상금을 지급했다. 그렇게 받은 게 1082만5000달러다. 또 LIV 골프 등장 이후 PGA 투어가 상위권 선수에게 준 컴캐스트 비즈니스 투어 톱10 보너스(플레이오프 이전까지 10위 이내에 든 선수에게 주는 보너스)도 420만 달러를 받았다. 둘 다 공식 상금은 아니지만, 상금 성격이다. 이를 더하면 임성재가 PGA 투어에서 획득한 공식·비공식 상금 합계는 4903만475달러(671억5704만원)다.

어떻게 가능했을까. 우선 임성재는 슬럼프가 없다. 페덱스컵 포인트 톱30이 겨루는 투어 챔피언십에 6년 연속 참가했다. 메이저대회 중에서는 마스터스에서 특히 성적이 좋았다. 2020년 공동 2위, 올해 공동 5위, 2021년 공동 8위 등 톱10에 세 번 들었다. 마스터스에서 번 상금만 252만1000달러다. 상금을 많이 받는 건 경기 스타일과도 관련 있다. 일단 컷 통과를 목표로 경기한다. 157경기에서 컷을 통과했다. 비율이 78.9%에 달한다. 일단 액셀러레이터를 밟으며 끝까지 누른다. 컷 통과 경기 중 톱10이 30.7%, 톱25는 63.7%다.

200경기 출전을 앞두고 지난주 US오픈이 열린 피츠버그 인근 오크몬트 골프장에서 임성재는 “두근두근까지는 아니지만, 경기를 앞두면 아직도 의욕이 불타오른다”며 “특별히 크게 실패한 적이 없기 때문인지 크게 괴로웠던 적은 없고, 첫 우승, 마스터스 2위 등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여세를 몰아 시니어 투어까지 계속 가고 싶다”고 말했다.

임성재는 골프 외에 음주·게임 등에 관심이 없다. 스윙을 뜯어고치려고 하지도 않았다. 현재 가진 스윙을 보완하려고만 한다. 크게 달라지지 않는 게 그의 장점이다. 스타가 됐고 부자가 됐어도 예전 친구들을 만나고 예전 스폰서, 오랫동안 써온 용품을 그대로 쓴다. 매년 적어도 한 번씩은 한국 대회에 나가려는 마음도 변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