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미국, 17년 만에 영국에 핵무기 배치 정황…대러 억지력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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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35A 전투기 참고 사진. 사진은 지난 3월 25일(현지시간) 호주 아발론에서 열린 호주 국제 에어쇼에서 이륙하고 있는 F-35A 라이트닝 II. 로이터=연합뉴스
영국이 17년 만에 국내에 미국 핵무기를 배치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영국 더타임스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17일 뉴멕시코주 커틀랜드 미 공군기지를 이륙한 C-17 수송기가 10시간을 비행한 뒤 잉글랜드 서퍽에 있는 레이컨히스 영국 공군기지에 이동했다.
군 전문가들의 분석과 정황을 종합하면 이 수송기가 실어 나른 것은 B-61 핵폭탄이며 이는 최근 영국이 새로 도입 계획을 공개한 F-35A 전투기 탑재용일 것으로 추정된다고 매체는 전했다.
이에 대해 러시아와 중국의 안보 위협을 억제할 수 있는 전술 핵무기 확보 차원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커틀랜드 기지는 미 공군이 핵무기를 보관하는 주요 기지이며 레이컨히스 기지는 미 공군 부대와 군 인력이 주둔하는 곳이다.
미군은 지난 수년간 레이컨히스 기지에서 핵폭탄 보관에 대비해 방공호와 방어막을 포함해 시설을 증·개축했다. 다만 미국·영국 정부는 사실 확인을 거부했다.
지난달 말 키어 스타머 총리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영국은 위기 시에 나토 임무의 하나로서 전술 핵무기를 투하할 수 있는 F-35A 전투기 12대를 새로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F-35A에는 B-61 핵폭탄을 탑재할 수 있다.
지난 21일 영국 국방부가 낸 정책 문서도 레이컨히스에서 가까운 마럼 공군기지에 배치될 F-35A 전투기가 미국의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다고 확인했다. 이 문건은 “마럼 기지에 배치될 신규 전투기들은 나토의 핵 임무 수행을 위해 사용 가능할 것”이라며 “이번 결정은 영국이 냉전 이후 자체 공중 발사 핵무기를 퇴역 이후 처음으로 영국 공군에 핵 역할을 재도입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토에서 핵 비확산 분야에서 활동한 윌리엄 앨버키 퍼시픽포럼 선임연구원은 “(미군 수송기가) 잉글랜드로 가서 무기를 내려놓고 미국 정규 작전으로 복귀한 것으로 보인다”며 “수년간 핵무기 수용을 위해 준비한 정황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해당 수송기가 비행 중 트랜스폰더(항공기 위치 추적 응답기)를 계속 작동시킨 점을 들어 “미국이 러시아에 자국의 의도를 전달하려 했을 수 있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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