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단독] "건진법사, 스피커폰으로 김건희·통일교 통화 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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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진법사 청탁 의혹’ 핵심인물인 윤영호(48·구속)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건진법사 전성배(64)씨를 통해 김건희 여사와 연락한 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달 30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열리기 전 중앙일보에 이같이 밝혔다. 윤 전 본부장은 전씨에게 샤넬백, 그라프 목걸이 등 김 여사 청탁용 선물을 전한 인물이다. 법원은 청탁금지법·정치자금법 위반, 업무상 횡령, 증거인멸 등 혐의를 받는 윤 전 본부장이 도주할 우려가 있다는 등 이유로 그에 대한 구속영장을 이날 발부했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지난달 30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이날 법원은 도주의 우려 등으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뉴스1
1일 현재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통일교 측이 전씨를 통해 김 여사에게 청탁을 시도한 정황을 포착해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통일교 측 청탁 사안으로는 캄보디아 공적개발원조(ODA) 특혜, YTN 인수 등이 지목됐다. 특검팀은 윤 전 본부장의 구속영장 청구서 등을 통해 이 같은 청탁 시도를 국정농단으로 규정하기도 했다. 윤 전 본부장은 특검 조사에서 “한학자 통일교 총재의 윤허를 받아, 김 여사에게 청탁을 시도했다”고 진술했다.
"건진법사는 통일교와 尹 부부 연결고리"
윤 전 본부장에 따르면 전씨는 통일교와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를 이어주는 연결고리였다. 윤 전 본부장은 “전씨가 김 여사에게 전화를 걸어 통일교 측 청탁 사안을 전달해주기도 했다”며 “스피커폰을 통해 김 여사를 연결해줬던 것으로도 기억한다”고 주장했다. 실제 특검팀은 검찰로부터 넘겨받은 윤 전 본부장의 수첩에 이같은 정황이 담긴 것을 파악했다. 또 윤 전 본부장이 전씨와 전씨를 소개해준 통일교 원로로부터 김 여사 측 연락처를 전해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이 지난달 경기 가평 통일교 천정궁 등 10여곳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했다. 사진은 천정궁과 통일교 사무실이 모여있는 천승전(천무원). 중앙포토
김 여사 측 "선물, 청탁받은 적 없다"
다만 전씨는 ‘건희2’로 저장한 번호로 김 여사 측과 연락을 주고받았는데, 해당 번호의 실사용자가 정지원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라는 게 김 여사 측 주장이다. 또 “선물을 받은 적도 청탁도 받은 적 없다”는 입장이다. 전씨도 앞서 검찰 조사에서 “윤 전 본부장에게 받은 선물은 잃어버렸고, 청탁 사항을 김 여사에게 건넨 적 없다”고 진술했다.
특검팀은 윤 전 본부장 구속영장 청구서에 “2021~2024년 통일교가 각종 프로젝트와 행사 관련 권성동, 전성배, 윤석열, 김건희 등에게 정부의 직간접적 지원을 요청했다”고 적시했다. 이에 윤 전 본부장은 “경기 가평 천원궁 일대 부지 개발, 일본 통일교 해산 명령 등으로 재정 상태가 위기였다”고 말했다.
윤영호 이틀 연속 소환…불법 정치자금 의혹 수사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이 지난달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자신의 의원실로 들어서며 압수수색 관련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특검팀은 통일교 측의 불법 정치자금 의혹 수사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윤 전 본부장이 불법정차자금으로 교단 자금 1억여원을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게 전달했다는 의혹이다.
윤 전 본부장 구속영장 청구서에 적시된 범죄 기간이 20대 대선 시기도 포함된 만큼, 통일교 측의 대선 불법 정치자금 의혹도 수사할 것으로 보인다. 통일교는 20대 대선 당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측에 자금을 제공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팀은 이날 윤 전 본부장을 이틀 연속 소환해 해당 의혹을 조사했다.
통일교 측은 “김 여사 청탁 의혹은 윤 전 본부장 개인의 일탈”이라며 “교단 차원에서 특정인에게 1억원대 불법 정치자금을 후원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권 의원은 “통일교와 금전 거래는 물론 청탁이나 조직적 연계 등 그 어떤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적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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