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뇌물 은수미·폭행 이용구도 복권…시민단체 “민생과 무슨 관련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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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재가한 8·15 광복절 특별사면·복권 대상자를 두고 정치권과 시민사회의 비판론이 거세지고 있다. 그간 논란이 됐던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 윤미향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뿐 아니라 뇌물수수 혐의로 징역형이 확정된 은수미 전 성남시장과 택시기사 폭행 사건으로 유죄를 확정받은 이용구 전 법무부 차관까지 대상자에 이름을 올리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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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민 기자

명단 발표 뒤 단체로 90도 인사로 기자회견을 시작한 김선민 대표권한대행 등 조국혁신당 지도부는 “이재명 대통령님의 고심 어린 결정에 감사하다. 누구보다 국민께 감사하다”며 “검찰·사법·감사원·언론 개혁과 반헌특위 설치 등 5대 개혁을 완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윤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고맙습니다”라고 썼다.

더불어민주당 역시 “검찰 독재의 무도한 탄압 수사로 고통받은 피해자의 삶과 명예를 되돌려 드리고자 했다”며 “정치검찰의 피해자들도 명예를 되찾는 것이 당연하다”(박수현 수석대변인)는 입장을 밝혔다. 정청래 대표는 “조국·최강욱 등 고생 많으셨다. 축하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반발했다.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은 “국민 통합을 바란다면서 국론 분열의 최대 원인을 제공했던 조 전 대표와 정경심 교수를 사면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결국 정권 교체 포상용 사면권 집행”이라고 비판했다.

시민단체들 역시 “이번 사면이 광복절이나 민생과 대체 무슨 관련이 있느냐”며 반발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관계자는 “사면권을 흥정과 보상의 수단으로 전락시켰다”고 꼬집었다.

여성 인권단체인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관계자도 “부와 권력을 악용해 범죄를 저지른 자들을 용서하는 것은 국민의 신뢰를 철저히 배반하는 것이다. 이들은 결국 법 위에 군림하는 자들이 됐다”며 “이 대통령이 잡범들을 다시 정치판에 불러들인 것”이라고 힐난했다.

조 전 대표는 자녀 입시 비리 사건으로 징역 2년형을 확정받고 지난해 12월부터 복역 중이다. 최강욱 전 의원은 조 전 대표 아들에게 허위 인턴 확인서를 써준 혐의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확정됐다. 윤 전 의원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후원금 횡령 등 8개 혐의로 기소돼 지난해 11월 대법원에서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이 확정됐고, 은 전 시장은 자신의 정치자금법 위반 수사와 관련된 자료를 건네받는 대가로 담당 경찰관의 부정 청탁을 들어준 혐의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은 “송언석 원내대표가 요청했던 정찬민·홍문종·심학봉 전 의원 등도 뇌물과 횡령을 저지르는 등 죄질이 나쁜 부패한 정치인”이라며 “대통령의 사면권은 부패와 비리를 덮어주라고 있는 것이 아니다”고 논평했다.

보수 성향 단체인 서민민생대책위원회도 “정치인을 배제하고 생계형 운전업 종사자·운전면허 벌점자 등 서민을 중심으로 사면하라고 요구했지만, 돌아온 것은 운전기사 폭행범 사면이었다”고 비판했다. 이용구 전 차관은 2020년 11월 서울 서초구 자택 앞에서 자신이 탄 택시가 잠시 정차한 상황에서 자신을 깨우려는 택시기사 멱살을 잡고 폭행한 혐의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6개월을 확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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