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경찰·노동부 포스코이앤씨 압수수색...고속도로 공사장 미얀마인 감전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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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남부경찰청과 고용노동부 관계자들이 12일 인천시 연수구 포스코이앤씨 본사 사옥에서 압수품을 담기 위한 박스를 들고 이동하고 있다.경기남부경찰청 광명~서울고속도로 공사장 사고 수사전담팀과 고용노동부 안양지청은 12일 오전 9시부터 인력 70여 명을 투입해 3개 업체, 5곳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 중이라고 밝혔다. 뉴스1
경찰이 고속도로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30대 미얀마인 감전사고에 대한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경기남부경찰청 광명~서울고속도로 공사장 사고 수사전담팀과 고용노동부 성남지청은 12일 오전 9시부터 시공사인 포스코이앤씨 인천 송도 본사와 사고 현장사무소, 하청업체인 LT삼보 서울 강남구 사무실과 현장사무소, 감리사인 경동엔지니어링 현장사무소 등을 압수수색하고 있다. 사고 발생 8일 만이자 이재명 대통령의 건설면허 취소 방안 검토 지시가 나온 지 6일 만이다. 이번 압수수색엔 경찰 수사관 46명 등 70여 명이 투입됐다.
이들 기관은 이번 압수수색에서 사고가 발생한 양수기의 시공과 관리에 관한 서류, 전자정보 현장의 안전관리 계획서, 유해위험방지 계획서 등을 확보할 방침이다. 포스코이앤씨가 잇단 산업재해로 모든 현장의 작업을 중단하고 긴급 안전점검을 한 뒤 작업을 재개했다가 사고가 난 만큼, 안전점검과 관련한 자료도 압수할 예정이다.
경찰은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포스코이앤씨와 LT 삼보의 안전보건관리 책임자 총 2명을 형사 입건한 상태이다. 노동부도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이들 2명과 법인까지 입건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는 지난 4일 오후 1시 34분쯤 광명시 옥길동 광명∼서울고속도로 1공구 연장공사 현장에서 발생했다. 지하 18m 지점에 있는 이 양수기를 점검하던 미얀마인 A가 감전 추정 사고로 갑자기 쓰러졌다. A는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현재 호흡을 회복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의식은 돌아오지 않은 상태다.
하청업체 소속 근로자인 A는 이 현장에서 6개월 정도 근무했다고 한다. 사고 전날 내린 비로 양수기가 작동하지 않자 공사 현장 관계자와 함께 양수기로 내려갔다가 변을 당했다.
현장 주변에는 양수기 외에 전류가 흐를만한 다른 설비나 도구는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현장은 양수기에만 별도로 전기를 공급하는 분전반이 설치돼 있었는데, A가 감전사고를 당했을 당시 전기 차단기는 내려지지 않은 상태였다. 분전반엔 감전 방지용 누전 차단기도 설치돼 있었다. 경찰은 누전 차단기가 정상 작동했는지, 사고 당시 A가 안전장비를 제대로 갖추고 있었는지, 안전교육은 제대로 받았는지 등도 조사하고 있다.

지난 6일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민병덕 위원장과 위원들이 지난 4일 작업자가 중상을 입고 의식불명에 빠진 사고가 발생한 경기도 광명시 포스코이앤씨 고속도로 건설공사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신고 녹취록 “숨은 쉬는데 정신을 못 차린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가 더불어민주당 권칠승 의원실(화성시병)에 제출한 사고 현장 신고 녹취록에 따르면 최초 신고는 사고 발생 직후 곧장 이뤄졌다. 신고자는 사고 현장 주소를 불러주면서 “빨리 차 좀 보내달라. 일하는 사람이 쓰러졌다”고 말한다. 119 접수요원이“어디를 다쳤냐”고 묻자 신고자는 “어디를 다쳤는지 모르겠고 갑자기 쓰러졌다”며 “의식이 없다. 숨을 안 쉬는 것 같다. 심폐소생술을 하고 있다”고 했다. 신고자는 이후 구급상황관리사와의 통화에서 “(심폐소생술로) 숨을 쉰다.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 얼른 와달라”고 요청했다. 구급상황관리사가“(부상자를) 옆으로 눕혀서 호흡하기 편한 자세를 잡아주고 옷도 다 풀어주라”고 지시한 뒤 “갑자기 쓰러진 것이냐?”고 묻자 신고자는 “저희도 정확히 왜 쓰러졌는지 모르겠다”고 답한다.
이후에도 사고 현장에선 119로 오후 1시35분과 오후 1시39분 2차례 더 전화가 걸려왔다. 두 번째 전화에서 신고자는 “(부상자가) 조금 움직이는 것 같다. 지금 좀 (빨리 와달라) 급하다”라고 독촉한다. 신고자는 세번째 전화에선 “(부상자가) 눈은 살짝 뜨고 하품을 하듯이 계속 숨을 쉰다. 눈을 반쯤 계속 뜨고 있다”고 한다. 119접수요원이“눈을 마주친다는 거냐?”고 묻자 신고자는 “마주치진 않는다”고 설명한다.
한편 이 사고 발생 하루 만인 지난 5일 정희민 포스코이앤씨 사장은 반복된 중대재해 사고에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6일 포스코이앤씨에 대한 건설면허 취소, 공공입찰금지 등 법률상 가능한 방안을 모두 찾아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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