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단독] 영장 재판부, 김건희에 던진 단 하나의 질문 "목걸이 받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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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6월 29일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스페인 동포 만찬 간담회에 참석했다. 김 여사가 착용한 목걸이는 '반클리프 앤 아펠' 스노우플레이크(당시 6200만원). 대통령실사진기자단, 반클리프앤아펠 홈페이지 캡처
김건희 여사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판사가 던진 처음이자 마지막 질문은 “‘반 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를 받은 것이 맞나” 였다.
12일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법 정재욱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약 4시간 30분 동안 이어진 심사 말미에 김 여사를 지목해 “(반 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를 받은 적이 없나”라고 물었다. 이에 김 여사는 “받지 않았다”고 직접 답변했다.
김 여사는 영장 심사 내내 줄곧 고개를 푹 숙이고 바닥을 바라보거나 눈을 감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최후 진술에서는 떨리는 목소리로 “결혼 전의 문제들까지 지금 계속 거론되어 속상한 입장”이라며 “판사님께서 잘 판단해 주십사 부탁드린다”라고만 말했다고 한다.
서희건설 회장 자수서 공개에도 金 "받은 적 없다"
이날 법정에서 특검 측은 예고 없이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의 자수서를 공개했다. 자수서는 2022년 이 회장이 김 여사 측에 6000만원 상당의 반 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를 전달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내용으로, 전날 특검에 제출됐다. 이날 특검팀서 법정에서 자수서를 공개하자 판사가 직접 김 여사에게 질문을 던진 것이다. 뇌물 공여자가 스스로 혐의를 인정함에 따라 김 여사는 수수자로 지목됐다. 다만 김 여사는 법정에서도 “목걸이를 받은 적 없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김 여사는 앞선 특검 조사에서 “목걸이는 2010년 홍콩에서 구입한 모조품”이라고 진술했다. 만일 이 회장의 자수서 내용이 사실이라면 이같은 김 여사 진술은 허위가 되고, 나아가 목걸이를 서희건설 측에 되돌려준 뒤 진술을 뒷받침하기 위해 모조품을 마련해두는 등 증거를 인멸한 정황까지 더해진다. ‘증거를 인멸할 염려’는 피의자의 구속을 가르는 최우선 기준이다.
특검, 바쉐론 콘스탄틴 시계도 언급…“별건수사” 반발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1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날 심문에서 특검팀은 김 여사에게 전달된 것으로 의심되는 5000만원대 바쉐론 콘스탄틴 시계 역시 언급했다. 앞서 특검은 사업가 서모씨로부터 ‘3년 전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서 김 여사에게 시계를 전달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서씨가 운영하는 업체는 2022년 9월 대통령실 경호처와 3개월간 1800만원 상당의 경호용 로봇개 납품 수의계약을 맺었다. 다만 서씨는 김 여사의 돈으로 시계를 사서 전달만 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변호인단은 특검 측이 시계를 언급하자 “이의 있다”며 반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 측은 “구속영장 청구서에 기재하지 않은 내용에 대해 발언하는 건 별건수사이며 피고인 방어권 침해”라는 취지의 입장을 재판부에 전달했다. 이에 정 부장판사는 “1분 안에 끝내라”며 중재했다.
정 부장판사는 특검 측이 자수서와 진품 목걸이를 제시하자 “이 사안들은 별건이 아닌가”라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목걸이 관련 혐의가 영장 청구서에 적시돼 있지 않은 만큼 언급이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다. 다만 특검이 가져온 진품과 가품 목걸이가 법정에서 현출된 만큼 영장 발부에 영향을 끼칠지 주목된다.
앞서 특검은 지난 7일 김 여사에게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자본시장법 위반), 명태균 공천개입(정치자금법 위반), 건진법사 청탁(알선수재) 등 3개 사건을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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