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김용현, 경호처장 당시 군지휘부에 비화폰 통화…"무인기 실험 잘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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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국군의날 기념 시가행진행사에서 김용현 당시 국방부 장관과 이야기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한 내란·외환 사건을 수사 중인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경호처장 재직 시기 행적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 김 전 장관이 민간인 신분임에도 군 지휘부 핵심 인사들에게 비화폰을 통해 무인기 작전을 직접 문의한 정황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김 전 장관은 지난해 6월 16일 오후 8시께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과 함께 무인기 침투 작전을 논의하면서 김명수 합참의장, 김용대 드론작전사령관, 신원식 당시 국방부 장관 등에게 연쇄적으로 전화를 걸었다. 그는 김 의장에게 “무인기에 전단통을 부착하는 실험이 잘 진행되고 있느냐”고 물었으나, 김 의장은 잘 모른다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여 전 사령관이 김 사령관에게 비화폰을 연결해 김 전 장관과 통화하게 했고, 김 전 장관은 “합참에 보고가 안 됐느냐”고 추궁했다. 이어 김 의장도 김 사령관에게 연락해 준비 중인 실험이 있으면 보고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합참 지휘부까지 움직이며 보고 일정이 잡혔고, 같은 날 오후 8시부터 10시까지 2시간 동안 관련 통화만 20여 건이 오간 것으로 파악됐다.

특검팀은 군 지휘 체계에 속하지 않은 김 전 장관이 민간인 신분으로 작전에 관여하고 보고까지 받았다면 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보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실제로 김 사령관은 3일 뒤인 6월 19일 김 의장에게 무인기 작전을 보고했으며, 당시 김 의장이 “전단통에 사탕이나 초콜릿을 넣는 것도 좋겠다”는 언급을 했다는 진술도 확보됐다.

아울러 김 전 장관은 같은 해 7월 초 신 전 장관에게도 무인기 작전을 보고받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으며, 6월 통화 직후에는 김 사령관을 직접 만나기도 했다. 다만 김 사령관 측은 “가족 행사 차 인사만 나눈 것일 뿐, 무인기 관련 논의는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특검팀은 이날 박종준 전 대통령경호처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박 전 처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하고 비화폰 서버 기록 삭제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지난해 12월 6일 통화 기록이 지워지기 전 조태용 전 국정원장과 연락한 정황도 확인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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