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한국 근로자 절반 이상 AI 업무에 사용…활용 비율 미국 2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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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근로자의 절반 이상이 생성형 인공지능(AI)을 업무에 활용하고 있었다. 미국보다 활용 비율이 2배 높았다.

AI 활용하는 근로자의 모습. 챗GPT 생성.
1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AI의 빠른 확산과 생산성 효과’ 보고서 내용이다. 한은이 만 15세부터 64세 사이 취업자 5512명을 대상으로 지난 5~6월 설문 조사를 했더니 63.5%가 생성형 AI를 사용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업무 목적으로 활용한 경우는 51.8%로, 미국(26.5%)의 약 두 배에 달했다.
한은 고용연구팀 서동현 과장은 “국내에 AI는 2022년 말부터 도입됐는데, 인터넷 상용화 3년 후 활용률(7.8%)과 비교하면 8배 빠른 확산 속도”라며 “인터넷과 컴퓨터·모바일 등 기반시설이 구축돼있고 AI 기술의 범용성으로 인해 확산이 빨랐다”고 말했다.
AI를 활용한 결과 업무 시간은 평균 3.8%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주 40시간 근무 기준으로 1.5시간에 해당한다. 미국(5.4%)보다는 소폭 낮은 수치다. 다만 응답자 45.9%만 근로 시간이 줄었다고 했고, 나머지는 업무 시간이 같거나(50.9%) 오히려 늘었다(3.2%)고 답했다. AI 사용이 익숙하지 않거나 사용 후 오류 등을 검토하기 위해 시간이 걸렸다는 이유였다.
AI가 생산성을 얼마나 끌어 올렸는지를 추정(잠재 생산성 향상 효과)했더니, 국내총생산(GDP) 기준 1.0% 정도였다. 미국(1.1%)과 비슷했다. 오삼일 고용연구팀장은 “AI의 국내 도입 후 2년 반 동안 한국의 GDP가 3.9% 성장했는데, 그중 1%포인트는 AI가 기여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오 팀장은 “근로자들이 단축된 1.5시간을 여가에 사용했다면 실제 생산성 향상 효과는 그보다 낮아질 것”이라고 단서를 달았다.
경력이 짧은 근로자일수록 AI 활용에 따른 업무 시간 단축 효과가 크게 나타났다. AI가 관련 정보나 노하우 등을 제공해 업무 숙련도 격차를 줄이는 ‘평준화 효과’를 가져온다고 한은은 분석했다.
성별·연령·학력에 따라 나눠봤더니 남성(55.1%)ㆍ청년층(67.5%)과 대학원 이상 고학력자(72.9%)의 AI 활용이 두드려졌다. 직업별로는 전문직(69.2%)ㆍ관리직(65.4%)ㆍ사무직(63.1%) 순으로 활용률이 높았다.
한편 자율로봇(물리적 AI)과 협업하는 근로자 비중은 현재 11%였다. 한은은 향후 장치ㆍ기계 조작 종사자를 중심으로 27%까지 확대될 걸로 예상했다. AI가 육체 노동의 방식에도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란 전망이다.
오 팀장은 “AI가 업무 시간을 단축한다는 것은 잠재적으로 그 일자리가 사라질 위험을 나타내기도 하지만, 반대로 AI 사용성이 높아지면 수요 증가로 이어져 일자리가 생기기도 할 것”이라며 “고용, 총 일자리가 어떻게 달라질지 불확실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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