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주미대사 강경화·주일 이혁 내정…주유엔은 노규덕 유력
-
2회 연결
본문
오는 25일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간 첫 정상회담을 앞두고 정부가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을 주미 대사에 내정했다. 주일 대사에는 이혁 전 주베트남 대사가 내정됐으며, 유엔대표부 주재 대사에는 노규덕 전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지난해 2월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아시아소사이어티 회장)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신촌캠퍼스 미우관에서 중앙SUNDAY가 인터뷰 했다. 최영재 기자
18일 외교 소식통은 중앙일보에 "당초 주미 대사 후보로 여러 인사를 검증했으나, 트럼프 행정부에서도 인지도가 있는 중량감 있는 인물이 적절하다는 판단에 따라 강 전 장관이 낙점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강 전 장관은 문재인 정부의 첫 외교부 장관이자 한국 최초의 여성 외교부 장관으로,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과 카운터파트로 호흡을 맞췄다. 2018~2019년 남북, 북·미 정상회담을 비롯한 대북 관여 국면에서 외교부 장관을 지냈다. 당시 한·미 정부 간에는 북한 문제와 한·일 관계 악화 등으로 갈등이 불거지기도 했지만, 강 전 장관 개인적으로는 유창한 영어 실력과 부드러운 성정 등으로 적지 않은 미 측 인사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겼다고 한다.
강 전 장관은 외교부 장관을 지내기 전 유엔사무총장 정책특별보좌관,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 사무차장보를 역임하는 등 경력의 대부분 기간 동안 유엔 등 다자무대에서 활동해 국제적 감각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금은 미국과 아시아의 교류·협력을 증진하기 위한 싱크탱크 아시아소사이어티 회장을 맡고 있으며, 뉴욕에 체류 중이다.
강 전 장관에 대해서는 이미 아그레망(외교사절에 대한 접수국의 사전 동의) 절차가 진행 중이라고 한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4강 대사 가운데 아그레망 절차가 진행 중인 곳이 있느냐'는 질문에 “일부 있다”고 말했다. 아그레망을 거쳐 강 전 장관이 최종 임명되면 최초의 여성 주미 대사가 될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방미에 앞서 오는 23일 일본을 찾는데, 초대 주일 대사로는 이혁 전 대사가 내정됐다. 이 전 대사는 지난 대선 기간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발족한 재외공관장 출신 모임 ‘실용국민외교지원단’에서 이재명 정부의 대일 외교 전략을 설계했다. 위 실장과 외무고시 13회 동기이기도 하다.

지난해 4월 서울 롯데호텔에서 진행된 한반도 포럼에서 이혁 전 주 베트남대사가 발언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이 전 대사는 주일 대사관 공사, 동북아1과장, 아시아태평양국장을 역임했다. 또한 주필리핀 대사, 주베트남 대사, 한-아세안센터 사무총장을 역임했으며, 한반도평화만들기(이사장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 산하 한반도포럼과 한·일 비전포럼에서 수년간 활동하며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 구축을 위해 힘썼다. 이 대통령이 ‘일본통’으로 꼽히는 관료 출신 이 전 대사를 초대 주일 대사로 낙점한 건 최근 선순환의 흐름을 탄 한·일 관계에 안정감을 주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지난 6월 말 특임공관장에 대한 일괄 이임 지시로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유엔 등 이른바 '5강 대사'가 모두 공석인 가운데 한·미 및 한·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주미 대사와 주일 대사는 조만간 공식 발표할 가능성이 크다.
공석이었던 주유엔 대사에는 노규덕 전 본부장이 사실상 내정되는 수순이다. 한국은 지난해부터 2년 임기로 유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을 수임하고 있으며, 다음 달에는 안보리 의장국을 맡을 예정이다. 특히 이 대통령이 9월 말 유엔 총회 고위급 회기에 참석할 가능성이 큰 만큼, 정부는 주유엔 대사 인선도 서둘러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2021년 10월 노규덕 당시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국가안보전략원이 개최한 포럼에서 발표하는 모습. 연합뉴스
노 전 본부장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외에도 외교부 평화외교기획단장, 주나이지리아 대사, 대변인, 청와대 평화기획비서관 등을 역임해 북핵 문제는 물론 외교 현안 전반에 전문성을 갖춘 직업외교관으로 꼽힌다. 정무 감각도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는다. 주유엔 대사는 별도의 아그레망 절차가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주미·주일 대사와 큰 시차를 두지 않고 발표 뒤 곧바로 부임할 것으로 전망된다.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