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안준호 "꿈 이제 시작, 더 높이 멀리 가겠다"...&ap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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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컵을 끝으로 계약이 끝난 안준호 농구대표팀 감독. 거취에 관심이 쏠린다. 중앙포토
"우리의 꿈은 이제 시작입니다. 더 높이 올라서 멀리 가겠습니다."
컴컴한 부진의 터널 속에 헤매던 한국 농구에 한 줄기 빛을 안긴 안준호(69) 남자 농구대표팀 감독이 임무를 마치면서 남긴 메시지다. 한국 농구는 2023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2진이 나온 중국·일본에 밀려 역대 최악인 7위에 그쳤다. 지난해 파리올림픽은 출전권도 따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2월 안 감독이 대표팀을 맡았다. 말그대로 침체기에 빠진 한국 농구를 구하는 미션을 받은 '소방수'였다.
대표팀은 단 기간에 몰라보게 달라졌다. 안 감독은 기존 주축 선수들 대신 이현중(나가사키), 여준석(시애틀대), 이정현(소노) 등 젊은 선수를 중심으로 과감한 세대 교체를 단행했다. 안 감독의 지도 철학인 '원팀 정신' 아래 MZ 선수들은 강한 정신력과 팀워크를 이식했다. 코트 밖에선 선수들과 전화 통화와 메시지를 주고 받는 '소통의 리더십'도 선보였다. 그 결과 안준호팀은 최근 끝난 아시아컵(최종 6위)에서 호주, 레바논, 카타르와 묶인 '죽음의 조'를 통과했다. "굶주린 늑대처럼 싸우라"는 안 감독의 주문대로 한국은 8강전에서 중국에 패하기 전까지 빠른 스피드와 폭발적인 외곽슛으로 상대를 제압했다.
귀화 선수도 빅맨도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안준호팀의 투혼이 빛났다는 평가다. 여기에 여준석, 이정현 등 주축 선수들이 대회 도중 부상으로 쓰러지는 악재에도 유연하게 대처하는 베테랑의 노련미를 선보였다는 칭찬이 나온다. 안준호팀은 조별리그 3차전에서 부상 선수를 제외하고 10명의 선수로만 강호 레바논을 제압했다. 한국 농구 특유의 강점인 스피드와 외곽포를 극대화한 일명 '늑대 농구'에 등 돌렸던 팬들의 마음도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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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감독은 "나와 선수들은 '원팀 코리아' 슬로건 아래 진지한 자세로 똘똘 뭉쳐 뛰었다. 팬들의 성원과 사랑 덕분이다. 한국 농구가 다시 희망을 얘기할 수 있어서 기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심기일전에서 더 높게 비상할 수 있도록 할 것"라면서도 "(국제 무대에서) 신장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선 빠른 시일 내 귀화 선수 영입이 절실하다"며 답답한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제 팬들은 소방수 임무를 마친 안 감독의 거취가 최대 관심사다. 안 감독의 임기는 아시아컵까지였다. 팬은 물론 선수들 역시 '늑대 농구' 시즌2가 펼쳐지길 바라고 있다. 대표팀 베테랑 포워드 이승현(울산 현대모비스)은 "대표팀에 진심인 안준호 감독님 덕분에 동기부여가 잘 됐다. 다음에도 하실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우석(국군체육무대) 역시 "감독님께서 설마 떠나겠는가"라고 했다. 안 감독이 계속해서 대표팀을 이끌 지는 다음 달 열리는 대한민국농구협회 경기력향상위원회를 통해 결정된다. 물론 안 감독의 의사도 중요하다. 안 감독은 거취에 대해 말을 아꼈다. 다만 평소 그가 내년 나고야 아시안게임과 2028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에 대한 크고 작은 계획까지 고민했던 만큼 잔류 가능성은 크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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