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中 열병식 참석 김정은, 특작부대 찾아 "저격수 역량 강화"도 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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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7일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직속 특수작전훈련기지를 방문해 저격수구분대 군인들의 실탄사격훈련을 참관했다. 조선중앙TV 캡처,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자신들과 대화 의지를 밝힌 한·미 정상회담 이튿날 특수작전 훈련기지를 방문해 무기 현대화와 저격수 역량 강화를 주문했다. 김정은이 조만간 방중을 계획한 가운데 한·미의 대화 제안을 무시하는 동시에 노동당 창건 80주년 행사를 앞두고 국방 분야 성과를 과시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노동신문은 28일 김정은이 전날 인민군 총참모부 직속 특수작전 훈련기지를 방문해 저격수 구분대와 특수작전 구분대의 훈련실태를 점검했다고 보도했다.

김정은은 "국방과학원이 무기의 인간공학적 성능과 저격수의 전술적 기동성을 높일 수 있게 우리 식으로 설계, 개발한 신형 저격수 보총(소총)의 먼 거리 고정밀 저격 특성과 우월성"에 대해 평가하면서 "우리 부대들이 이런 새세대 저격 무기를 가지게 된 것은 대단히 기쁜 일"이라고 만족했다.

앞서 신문은 김정은이 지난 4월에도 해당 기지를 방문해 전투원들의 사격훈련을 지도하고 새로 개발한 저격수 소총을 직접 시험 사격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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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4월 4일 인민군 특수작전부대 훈련기지를 방문해 신형 저격수 소총을 시험사격하는 모습. 노동신문, 뉴스1

김정은은 이 자리에서 저격수 역량 강화에 대한 주문도 내놨다. "부대들의 전투력 구성에서 저격수 역량이 맡은 임무는 대단히 중요하며 저격수는 특별히 선발되고 독자적이며 주동적인 군사행동을 할 수 있게 준비된 군인이며 전장에서 백발백중의 저격술로 적병을 필살하는 사냥꾼"이라면서다.

그러면서 "앞으로 총참모부 직속으로 중앙저격수 양성소를 조직하는 문제"를 '당 중앙군사위원회'가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신문이 공개한 사진에는 북한군 저격수들이 자신의 몸을 은폐·엄폐하기 위해 잡초더미로 위장한 길리슈트(Ghillie Suit)를 착용한 모습도 담겼다.

김정은의 이런 행보는 러시아 파병으로 체득한 현대전의 경험을 실제 전투에 적용하고 있다는 걸 과시하려는 취지로 읽힌다. 김정은은 지난 4월과 5월에도 각각 특수작전 훈련기지를 방문해 저격병들이 착용한 길리 슈트와 자동 소총·저격수 소총과 같은 장비를 점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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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 저격수들이 지난 27일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직속 특수작전훈련기지에서 실탄사격 훈련을 진행하는 모습. 조선중앙TV 캡처, 연합뉴스

이를 두고 군 안팎에선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드론의 위력을 실감한 북한군이 대드론 전술 습득에 공을 들이는 것으로 보인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정은이 이날 군 간부들에게 "우리 식의 혁신적인 전법"과 "무장 장비의 현대화"를 주문한 것도 이런 분석을 뒷받침한다.

북한이 한·미 정상회담 결과나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 정상회담 관련 언급에 대한 반응을 내놓지 않은 가운데 다양한 대응책을 고려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김정은이 중국 전승절 행사에 참석하기로 한 건 우선 북·중·러 간 연대를 공고히 해 한·미·일과 대결 구도를 가져가는 게 전략적으로 유리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오경섭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각종 담화를 통해 비핵화는 다루지 않겠다는 조건을 내놓은 만큼 당장 대화에 나설 가능성은 작다"며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조성된 정세를 최대한 활용하면서 틈새를 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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