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中동박 저가공세 거센데…SK넥실리스·솔루스 ‘집안싸움’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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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넥실리스가 개발한 동박 제품. 사진 SK넥실리스
국내 ‘동박 3사’에 해당하는 SK넥실리스와 솔루스첨단소재 간의 특허침해 소송이 격화하고 있다. 동박은 구리를 얇게 펴 만든 막으로, 배터리 음극재에 들어가는 핵심 소재다. 배터리 업황 둔화 속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양측이 물러서지 않는 ‘사생결단 소송전’을 벌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29일 SK넥실리스는 미국에서 진행 중인 특허권침해금지 소송과 관련해 솔루스첨단소재를 상대로 영업비밀 위반에 따른 책임을 추가로 제기했다고 밝혔다. 솔루스첨단소재가 동박 제조 공정의 핵심인 첨가제 레시피, 전해액 운전 조건, 드럼 관리 방법에 관한 영업비밀을 부정 취득·사용했다는 주장이다. 이달 초 미국 텍사스 동부 연방지방법원에 2차 수정 소장을 제출했다.
양사의 특허 전쟁은 2023년 11월 시작됐다. SK넥실리스가 미국에서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하자, 한 달 뒤 솔루스첨단소재가 한국에서 자사가 보유한 특허 6건을 활용해 SK넥실리스를 상대로 특허침해 소송을 냈다. 지난 27일 한국 특허심판원은 솔루스첨단소재가 보유한 특허 4건을 무효로 판정했으며, 특허침해 소송은 진행 중이다.
소송은 유럽으로도 확대됐다. SK넥실리스는 솔루스첨단소재 계열사가 유럽 시장에서 판매하는 동박 제품이 특허 침해에 해당한다며, 최근 유럽통합특허법원(UPC)에 2건의 특허침해금지 소송을 제기했다. 이 소송에서 SK넥실리스는 침해 제품의 제조·사용·판매 중지뿐 아니라 이미 유통된 제품의 재고 회수와 폐기까지 포함하는 포괄적 금지 명령을 청구했다.
3곳에서 진행되는 특허 소송에 대해 양측 모두 물러서지 않는 모양새다. 솔루스첨단소재 측은 SK넥실리스의 특허가 무효라고 주장한다. 솔루스첨단소재 관계자는 “상대측 특허는 이미 시장에 존재하는 기술이며, 선행제품 등 증거를 모두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솔루스첨단소재의 헝가리 동박 공장 전경. 사진 솔루스첨단소재
일각에서는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가 심화해 배터리 제조사뿐 아니라 소재사들도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국내 기업 간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데에 우려를 나타낸다.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 산업은 ‘국가 대항전’이 되고 있어 저렴한 가격을 내세운 중국과 경쟁해야 하는데, 국내 업체간 특허 소송이 장기화하면 국가 경쟁력이 떨어질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소송 결과에 따라 ‘큰손’ LG에너지솔루션 등 고객사에 대한 계약 관계가 달라질 수 있어 양측 모두 사활을 거는 것으로 풀이된다. 과거 LG에너지솔루션은 SK넥실리스로부터 동박을 공급받았으나 LG와 SK 간 기술 유출 분쟁 여파로 공급을 끊었고, 2021년부터 솔루스첨단소재와 손을 잡은 바 있다. SK넥실리스 측은 “이번 소송은 국내 기업간 소송이라기보다 특허와 영업비밀 보호를 위한 권리 행사”라며 “향후 소송 과정에서 합의 가능성은 항상 열려있다”고 밝혔다.
최근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으로 배터리 업체간 점유율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특허 전쟁도 격화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5월 독일에서 진행된 중국 신왕다(Sunwoda) 그룹과의 특허 소송에서 승소했다. 양극재를 만드는 LG화학 역시 중국 배터리 소재 기업 룽바이와 국내에서 양극재 특허침해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중국 업체 간 집안싸움도 있다. 중국의 CATL과 CALB는 2021년부터 여러 건의 특허침해 소송을 이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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