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北 무응답에도…軍, 대북방송 '자유의 소리' 15년 만에 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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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이 4일 대북 심리전을 위해 전방에 설치한 대북 확성기의 철거에 들어갔다. 사진은 이날 대북확성기 철거 작업하는 모습. 연합뉴스

군 당국이 국군심리전단의 대북 라디오 방송인 ‘자유의 소리’ 송출을 1일부터 중지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국무회의를 통해 “기존 남북 합의 중 가능한 부분부터 단계적 이행을 준비해 달라”고 주문한 뒤 나온 군 차원의 후속 조치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날 “남북 간 군사적 긴장 완화를 위한 조치의 일환으로 자유의 소리 방송을 오전부터 중지했다”고 밝혔다. 군의 한 소식통은 “일시적 멈춤의 의미가 아니란 차원에서 ‘중단’이 아닌 ‘중지’라는 표현을 쓴 것”라고 말했다.

자유의 소리는 국방부 직속부대인 국군심리전단이 제작·송출하는 대북 방송이다. FM·단파 라디오로 송출되며, 북한 체제 비판과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옹호하는 내용 등으로 구성됐다. 국제·경제·문화·스포츠 뉴스 등을 전했다. 북한 당국이 주민들에게 발표하지 않은 우크라이나 전쟁 파병 소식 등도 자유의 소리를 통해 북측에 알려졌다.

앞서 군은 북한의 오물풍선 도발 등을 계기로 지난해 6월부터 최전방 지역에서 대북 확성기를 통해서도 자유의 소리를 방송해 왔다.

이재명 정부는 북한과의 대화 분위기 조성을 위해 확성기 방송을 중단한 데 이어(6월 11일)→철거(8월 4~5일)→방송 중지(9월 1일)까지 잇따라 선제적으로 유화 조치를 내놓고 있는 것이다.

자유의 소리는 남북 대화 국면 마다 송출 중단과 재개를 반복해왔다. 지난 2004년 6월 4일 남북 장성급 회담 이후 송출을 멈췄다가 2010년 5월 천안함 피격 사건(같은 해 3월 26일)을 계기로 송출을 재개했다. 하지만 이후로는 방송을 멈춘 적은 없다. 문재인 정부 때도 자유의 소리 방송은 계속됐다. 이번 중지가 15년 만이다.

앞서 이 대통령은 8·15 경축사를 통해 “9·19남북군사합의를 선제적·단계적으로 복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18일 국무회의에서 관련 부처에 “기존 남북 합의 중에서 가능한 부분부터 단계적 이행을 준비해 달라”고 지시했다.

정부는 북한 정권이 민감해 하는 외부 정보 유입 조치를 속속 중단하고 있다. 앞선 7월엔 국가정보원이 송출하는 대북 라디오 방송과 TV 방송도 중단했다.

확성기 철거에 이어 자유의 소리 방송까지 멈추게 되면서 군의 대북 심리전 기능이 약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일각에선 자유의 소리 방송을 제작을 더 이상 하지 않는 만큼 국군심리전단의 조직 자체가 축소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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