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일본, 결국 760조원 대미투자 '명세서' 써낸다…日경제상 방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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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일 관세 협상을 담당하고 있는 아카자와 료세이(赤沢亮正) 일본 경제재생담당상이 4일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열 번째 방미다. 오는 6일까지 이어지는 미국 방문 기간 아카자와 경제재생상은 관세 협상에서 일본이 약속한 5500억 달러(약 760조원) 대미(對美) 투자금에 대한 공동문서를 작성할 전망이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지난 4일 국회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이시바 총리 뒤에 같은 돗토리현에 지역구를 두고 있는 측근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재생상이 앉아있다. AFP=연합뉴스
그는 이날 출발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실무급 협의가 정리돼 각료급 협의를 위해 미국을 방문한다”면서 “상호관세에 대해 수정하고, 자동차 관세를 내리는 그런 대통령령이 가급적 빨리 나오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지난 7월 하순 미·일이 합의한 대로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내리고,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에 대한 관세 역시 15%로 내리도록 하겠다는 의미다. 일본 정부는 당초 관세 합의에 대해 공동문서를 작성하지 않았다. ‘구두 합의’였던 것이다.
하지만 미국 측이 대미 투자에 대한 문서화를 요구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일본은 미국의 요구대로 투자금에 대한 공동문서를 작성하되, 적용 시점이 불분명한 상호관세 등에 대해 대통령령을 요구하기로 했다. 지난 8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사인한 대통령령이 나왔지만, 양국 합의된 부분과 차이가 있었다. 일본 정부는 기존 관세가 15% 미만이던 수출품은 일률적으로 15%의 상호관세를 적용받지만, 관세가 15%를 넘어서는 품목에 대해서는 특례를 적용받아 원래 세율이 적용된다고 밝혔다. 특례 대상국에 일본은 없었다. 아카자와 경제재생담당상이 다시 미국으로 달려갔고, 미국으로부터 합의를 이행한다는 약속을 얻어냈지만 바뀐 상호관세나 자동차 관세 적용은 아직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관세 합의를 둘러싼 엇박자는 이뿐만이 아니다. 아카자와 경제재생담당상은 당초 지난달 28일 미국을 방문하려 했지만 출국 당일 돌연 일정을 취소했다. 일본 정부는 “실무적인 논의가 남아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하지만 일각에선 양국 간에 대미 투자 공동 문서를 놓고 이견이 발생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5500억 달러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에 대해 일본 정부는 민간 기업이 진행하는 미국 사업에서 융자, 융자 보증을 포함한 금액이라고 한 데 반해, 미국의 설명은 달랐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투자금에 대해 “우리가 원하는 대로 투자에 쓸 수 있는 돈”이라면서 “일본이 미국 지시에 따라 미국의 기간산업 재건과 확대를 위해 돈을 투자하게 될 것”이라고 공언했다.
한편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의 측근인 아카자와 경제재생상은 이날 이시바 총리의 퇴진론에 대해 “총재 선거를 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자민당에서 오는 8일 마무리하는 조기 총재선거 논의에 대해 반대 의견을 밝힌 것이다. 이시바 총리와 같은 돗토리(鳥取)현에 지역구를 두고 있는 그는 관세협상이란 중책을 맡아 지난 4월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문구가 적힌 모자를 착용하기도 했다. 최근엔 워싱턴DC에서 돌아오며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을 친밀감을 담아 ‘라토짱’으로 칭하는 글을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올려 주목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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