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일당 중 대학생도 있었다…"범죄 관련성 없었다"던 유괴미수 전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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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 등교하는 어린이. 뉴스1
경찰이 서울 서대문구 한 초등학교 인근에서 아동을 납치하려 한 일당을 붙잡았다. 이들이 학생을 유괴하려고 한다는 신고는 앞서 한 차례 경찰에 접수됐었으나, 경찰은 지난 2일엔 "범죄 관련성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4일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약취 유인 미수 혐의를 받는 20대 남성 3명을 긴급 체포하고, 이 중 2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구속영장이 신청된 2명은 3회에 걸쳐 적극 유인을 시도했고, 나머지 1명은 “문제 될 수 있는 행동이니 하지 말라”며 친구들을 저지했다고 한다. 피의자들은 동종 전과는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달 28일 오후 3시 31·32·36분 5분간 3차례에 걸쳐 서대문구 홍은동의 한 초등학교와 공영주차장 부근에서 초등학생들을 유인하려 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학생들에게 차량으로 접근해 “귀엽다. 집에 데려다주겠다”고 말하며 접근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행히 피해 아동들은 유인에 넘어가지 않고 모두 현장을 벗어나 범행은 미수에 그쳤다.
경찰 조사에서 피의자들은 “금전적 목적은 없었다”며 “아이들이 귀여워 보여 장난삼아 접근했고, 놀라는 반응이 재밌어서 여러번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대해 경찰은 “진술의 진위를 검증 중이며 계획 범행 여부도 수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중학교 시절부터 알고 지낸 친구 사이로, 대학생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범행은 학교 인근에 사는 한 피의자 집으로 경기도에 사는 2명이 놀러 왔다가 시도했다고 한다.
이와 관련, 지난주 학부모 단체 SNS에는 서대문구 초등학교 인근에서 남성들이 아동에게 접근한다는 글이 공유됐다. 이에 해당 초등학교는 지난 1일 가정통신문을 통해 “다행히 큰 사고는 없었지만, 학부모님께 어린이 유괴 예방을 위한 주의를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아이들에게 낯선 사람이 데려다준다는 등의 이유로 접근할 때 “안돼요”라고 분명하고 큰소리로 외치는 등의 안전수칙을 지도했다.
일각에선 사건 발생 직후 경찰 대응이 부실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서대문서는 지난 2일엔 “관련 신고가 지난달 30일 접수돼 주변 CCTV를 확인했지만, 유괴 등 범죄 관련성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신고 내용과 같은 차량 접근 등 약취 및 유인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하면서다.
하지만 같은 날 오후 “우리 아이도 비슷한 일을 겪었다”는 유사한 추가 신고가 접수됐고, 경찰은 강력팀을 투입해 추가 수사에 나섰다. 이를 통해 피의자들이 총 3차례 범행을 저지른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지난 3일 오후부터 4일 새벽까지 피의자들을 홍은동과 경기도 여주에서 순차적으로 검거했다.
경찰은 초기 수사에서 범행을 확인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 “지난달 30일 최초 신고사건 접수 이후 범죄 관련성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한 것은 당시 신고의 사실관계가 정확히 파악되지 않아 차질이 있었다”며 “피해 아동 모친이 알려준 차량과 실제 범행 차량 색상과 차종이 달랐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실제 신고된 차량은 흰색 스타렉스 차량이었고, 실제 범행 차량은 쥐색 쏘렌토였다.
경찰은 이들의 추가 범행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 피의자 2명에 대한 법원의 영장실질심사는 오는 5일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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