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키아프리즈' 폐막...'아시아 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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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프리즈 서울 2025' 전시 현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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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아프 서울 2025'에서 전시를 둘러보고 있는 관람객들. 연합뉴스

"불황 가운데 한국 미술 시장의 자신감을 입증했다."
지난주 한국 미술계를 들썩이게 했던 키아프 서울과 프리즈 서울을 바라보며 국내외 미술계 관계자들은 이렇게 입을 모았다. 지난 3일 서울 코엑스에서 시작된 국제 아트페어 프리즈 서울이 6일 폐막한 데 이어 7일 키아프 서울이 막을 내린다. 프리즈에 따르면 예년과 비슷하게 나흘간 7만여 명이 프리즈를 찾았다. 하루 더 열린 키아프에는 8만 2000여 명이 다녀갔다. 개막 직전까지 불황의 여파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았지만, 지난 5일간 코엑스 전시장은 활기를 이어갔다.

프리즈 서울 6일 폐막 이어#키아프 서울 7일 행사 종료#프리즈 7만 명 방문 예년과 비슷#"키아프 촌스럽다"는 얘기 줄어#중저가 작품 판매 저변 확대 입증

세계적 갤러리 고가 판매 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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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저앤워스 갤러리에서 62억 6000만원에 판매된 마크 브래드포드 작품 앞에 선 관람객들. 사진 프리즈

올해 프리즈 서울에는 28개국에서 121개의 갤러리가 참여했다. 프리즈에 따르면, 나흘간 48개국에서 7만명이 찾았으며, 160개 이상의 세계 유수 미술관과 기관 관계자들이 전시장을 찾았다. 주요 손님들의 발길이 이어진 만큼 세계적인 갤러리에선 값비싼 작품들이 속속 팔려나갔다.

하우저앤워스는 개막 첫날, 마크 브래드포드의 3개의 패널로 구성된 신작 '오케이, 그럼 내가 사과할게(Okay, then I apologize)'를 한화 약 62억 6000만원에 판매했고, 루이즈 부르주아의 드로잉 2점은 각각 13억 2000만원과 약 8억 3000만원에 판매했다. 현재 용산 아모레퍼시픽미술관에선 마크 브래드포드 개인전이, 용인 호암미술관에선 루이즈 부르주아 회고전이 열리고 있다.

컬렉터들이 사랑하는 작가 게오르그 바젤리츠, 조지 콘도, 알렉스 카츠, 무라카미 다카시 등의 인기도 여전했다. 타데우스 로팍에선 바젤리츠의 2019년 작품이 약 29억 3000만원에 판매됐고, 화이트큐브에서도 바젤리츠의 다른 회화가 21억 2000만원에 팔렸다. 하우저앤워스에선 조지 콘도의 '퍼플 선샤인(Purple Sunshine)'이 약 16억 7000만원, 스프루스 마거스에서 콘도의 신작 회화가 25억원에 판매됐다. 또 타데우스 로팍에선 카츠의 회화가 약 12억 5000만원에 거래됐다. 페로탕갤러리에선 다카시 작품 13점이 첫날 완판됐다.

조각 작품 판매도 눈길을 끌었다. 화이트큐브는 안토니 곰리의 조각 2점을 각각 8억원과 4억 7000만원, 트레이시 에민(Tracey Emin)의 청동 작품을 4억 1000만원에 판매했다. 스푸루스 마거스에선 로버트 모리스의 펠트 작품이 약 8억 3000만원에 판매됐다.

한국 근현대 거장 작품도 줄줄이  

한국 근현대 거장 작품을 출품한 갤러리의 성과도 눈길을 끌었다. 학고재는 3일 김환기의 유화 1962년 작 '구름과 달'을 20억원에 판매했고, 국제갤러리는 박서보의 캔버스 혼합매체 작품을 약 7억 5000만~9억원에 판매했다. 갤러리현대에선 정상화의 회화가 약 8억 3000만원, 존 배의 조각이 약 4억 2000만원에 판매됐다. 티나 김 갤러리 부스에서도 김창열의 회화가 약 4억 9000만원, 하종현의 회화 3점이 각각 약 3억 2000만~5억 4000만원에 판매됐다. PKM 갤러리에서도 윤형근 작품이 약 5억 6000만원, 유영국 작품이 약 3억 5000만원에 판매됐다.

'뮤지엄 급' 볼거리는 없어 

그러나 불황의 그늘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2022~23년 대작을 들고나와 관람객을 줄 서게 했던 '뮤지엄 급' 작품들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근현대 걸작을 소개하는 '프리즈 마스터스' 섹션에 참여하던 유럽 갤러리 여러 곳이 이번에 불참했다. 2022년 파블로 피카소, 앤디 워홀, 프랜시스 베이컨, 바스키아, 알베르토 자코메티 등의 명작을 전시했던 애콰벨라 갤러리는 올해 찾아볼 수 없었다. 한 부스 안에 데미안 허스트 대형 작품과 피카소의 드로잉과 회화를 나란히 걸었던 로빌렌트 보에나 갤러리, 에곤 실레의 작품 40점을 전시해 관람객을 줄 서게 했던 영국의 리처드 내기 갤러리도 올해는 모두 불참했다.

키아프, 중저가 작품 '불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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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아프 서울 2025'가 개막한 지난 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국제갤러리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이 우고 론디노네의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뉴시스

키아프에서는 고가부터 중저가 작품까지 거래가 활발했다. 특히 키아프에 참여한 갤러리들은 신규 컬렉터를 사로잡을 만한 작품으로 저변을 확대하는데 집중한 전략이 돋보였다. 국제갤러리는 우고 론디노네의 소형 설치 작품을 배치해 완판을 기록했고, 가나아트에선 시오타 지하루의 작품을 비롯해 최종태, 박석원, 에디강 등의 작품을 다수 판매했다. 갤러리현대에선 김보희의 회화가 각 1억 4000만원에 판매됐다. 예화랑에선 박석원 조각, 갤러리 스클로애선 신상호 분청사기 등이 각각 7000만원에 판매됐다. 학고재 갤러리에선 엄정순 대형 작품이 6000만원에, 써포먼트 갤러리에선 이인섭의 회화가 8000만원에 거래됐다.

올해 처음으로 프리즈에 참여한 디스위켄드룸 갤러리는 김진희·최지원·김서울 작가 등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내세워 완판 기록을 세웠다. 김나형 디스위켄드룸 디렉터는 "국제 시장에서 국내 젊은 갤러리에 대한 신뢰가 높아졌다는 것을 실감했다"며 "젊은 작가 작품을 전 세계에 소개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 앞으로 더 나아갈 힘을 얻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순심 갤러리나우 대표는 "지난 7월까지 갤러리 운영이 힘들었는데, 키아프 첫날부터 고상우·김준식 등의 작품이 없어서 못 팔 정도로 모두 판매됐다. 지난해보다 시장 분위기가 나아진 것을 체감했다"고 말했다.

한편 2~5일에는 프리즈 위크 연계 행사로 서울 을지로ㆍ한남동ㆍ삼청동ㆍ청담동 일대 미술관ㆍ갤러리에서 나이트 파티가 잇달아 열렸다. 특히 갤러리현대, 학고재, 국제갤러리 등이 늘어선 삼청동 일대는 4일 밤 12시까지 20~30대 젊은 층과 외국인으로 발 디딜 틈 없이 붐볐다. 이날은 국립현대미술관도 밤 12시까지 문을 열고 관람객을 받았다. 리만 머핀 갤러리의 레이철 리만 창립자는 "최근의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지난 한 주는 우리 팀에게 큰 성공이었다"며 "서울이 강력한 컬렉터, 기관, 작가, 갤러리 생태계를 기반으로 계속 성장하는 세계 주요 미술 중심지임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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