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법봉으로 때리는 판사’ 뱅크시 벽화에 영국 법원 “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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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사가 법봉으로 시위자를 내려치는 모습을 그린 뱅크시의 왕립법원 벽화. [로이터=연합뉴스]

영국의 세계적 그래피티 작가 뱅크시가 런던 왕립법원 외벽에 새 벽화를 남겼다. 가발과 법복을 갖춰 입은 판사가 무장하지 않은 시위자를 법봉으로 내려치는 장면을 담은 작품이다. 8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뱅크시는 인스타그램에 이 벽화 사진을 올리고 자신의 작품임을 알렸다.

법원 측은 벽화를 검은 비닐과 금속 차단막으로 가리고 보안 요원과 CCTV를 설치했다. 영국 법원 행정을 담당하는 법원·심판원 서비스(HMCTS)는 “왕립법원은 국가적으로 중요한 역사적 건축물”이라며 철거 방침을 밝혔다.

작품은 특정 사건을 직접 언급하지 않았으나, 최근 영국 정부가 친팔레스타인 단체 ‘팔레스타인 행동’을 테러단체로 지정한 것과 관련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현지 시민단체는 성명을 통해 “이번 벽화는 정부 금지 조치가 불러온 폭력을 강렬하게 드러낸다”며 “법이 시민 자유를 억압하는 도구로 전락할 경우, 저항은 꺾이지 않고 더 강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1990년대 활동을 시작한 뱅크시는 사회 풍자 벽화로 세계적 주목을 받아왔다. 야간에 작품을 남기고 SNS로 인증하는 방식으로 활동해 ‘신원 불명의 예술가’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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