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 ‘캡틴’ 손흥민(33· LAFC)이 멕시코전에서 ‘전설’ 차범근(72)·홍명보(56)와 어깨를 나란히 한다.

한국(국제축구연맹 랭킹 23위)은 10일 오전 10시 30분(한국시간)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의 지오디스파크에서 ‘북중미의 강호’ 멕시코(13위)와 국가대표 평가전(A매치)을 치른다. 지난 7일 미국전에서 A매치 135경기를 출전을 기록한 손흥민은 한국 선수 A매치 출전 역대 3위다. 멕시코전에 출전하면 ‘차붐’ 차범근 전 대표팀 감독, ‘영원한 리베로’ 홍명보 현 대표팀 감독과 나란히 이 부문 공동 1위(A매치 136경기)가 된다. 손흥민은 미국전에서 원톱으로 나와 1골·1도움을 기록하며 한국의 2-0 완승을 이끌었다. 멕시코전에서도 같은 포지션을 맡을 가능성이 크다.

손흥민의 A매치 기록은 그가 프로 데뷔 후 줄곧 해외에서만 뛰었다는 점에서 더욱 특별하다. 토트넘(2015~25년)에서 뛸 당시 손흥민은 국가대표로 발탁될 때마다 영국에서 한국까지 약 30시간, 2만㎞ 거리(이상 왕복 기준)를 오갔다. 시차로 인해 컨디션 조절이 어려운 가운데에도 대부분의 경기에서 90분 풀타임을 소화했고 골도 넣었다.

손흥민은 지난달 미국 로스앤젤레스 연고의 LAFC로 이적했다. 대표팀이 한국에서 소집할 경우 손흥민의 비행시간과 거리는 영국 시절과 크게 다르지 않다. 현영민 대한축구협회(KFA) 전력강화위원장은 “장시간 비행만으로도 체력 소모가 상당한데, 손흥민은 그런 생활을 10년 이상 하고 있다. 태극마크에 대한 자부심과 희생정신이 없다면 지속하기 어려운 일인데, 이렇게 많은 골까지 기록한 건 높게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18세였던 2010년 시리아와의 친선평가전을 통해 첫 A매치를 치렀다. 이듬해인 2011년 아시안컵 조별리그 인도전에서 A매치 데뷔골을 터뜨렸다. 이후 대표팀의 핵심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미국전 출전으로 손흥민은 의미 있는 기록 하나를 더 세웠다. 14년 251일째 태극마크를 달면서 손흥민은 ‘진공청소기’ 김남일(14년 182일)을 제치고 A매치 최장 기간 출전 3위로 올라섰다. 그의 앞에는 2위 ‘거미손’ 이운재(16년 159일)와 1위 ‘라이언 킹’ 이동국(19년 112일)뿐이다. 손흥민이 멕시코전에서도 골을 넣으면 A매치 통산 득점 1위도 가시권이다. A매치 52골의 그는 이 부문 1위 차범근(58골)에 6골 뒤진 2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