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월급 8% 떼도 못 막아...건강보험, 2050년 44조 적자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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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국민건강보험공단 종로지사. 뉴시스

아플 때마다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온 건강보험 제도에 거대한 위기가 다가오고 있다. 2050년에는 법으로 허용된 최고 수준까지 보험료를 올려도 한 해 44조 원이 넘는 적자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이는 단순히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라 국민 모두의 삶과 직결된 문제라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한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간한 ‘사회보장 장기 재정추계 통합모형 구축’ 보고서에 따르면 2050년 건강보험 총지출은 296조4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총수입은 251조8000억 원에 그쳐 약 44조6000억 원의 재정 부족이 발생할 전망이다.

특히 이 전망은 보험료율이 법적 상한선인 8%까지 인상된 상황을 가정한 수치로, 낼 수 있는 최대한의 보험료를 내도 의료비 증가 속도를 감당할 수 없음을 보여준다. 단순한 보험료 인상만으로는 더 이상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경고다.

적자 불러오는 고령화

이번 위기의 핵심 원인은 고령화다. 2023년 기준 65세 이상 노인은 가입자의 17.9%에 불과했지만, 이들이 사용한 진료비는 전체의 44%에 달했다. 베이비부머 세대가 본격적으로 고령층에 진입하면 의료 이용은 폭발적으로 증가할 수밖에 없다.

연구진은 인구 구조 변화뿐 아니라 신의료기술 도입, 소득 증가에 따른 의료 수요 확대 등을 고려했음에도 불구하고 구조적 적자는 피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근본적 개혁 시급

이번 연구는 실제 수입·지출 항목을 모두 반영한 정밀한 ‘상향식’ 분석 모델을 사용해 신뢰도를 높였다. 보고서의 결론은 분명하다. 단순한 보험료 인상이 아닌 지출 구조 개편과 의료 공급 체계 혁신 등 근본적인 제도 개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저출산·고령화라는 시대적 흐름 앞에서 미온적 대응을 계속한다면 그 부담은 고스란히 미래 세대에게 전가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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