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토 데쓰오(왼쪽) 공명당 대표와 다카이치 사나에 신임 자민당 총재가 10일 일본 도쿄 국회에서 열린 당 지도자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1999년부터 지속된 일본 집권 자민당과 연립 여당 공명당 연합이 26년 만에 무너졌다. 이로써 일본 다카이치 사나에 자민당 신임 총재의 차기 총리 선출에 빨간불이 켜졌다.

10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사이토 데쓰오 공명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다카이치 총재와 1시간 30분가량 회담하면서 자민당과의 연정에서 탈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사이토 대표는 회담 이후 자민당과의 연정에 대해 "백지를 만들고 지금까지의 관계를 끝낼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지난 9일 도쿄에서 열린 공명당 회의에서는 자민당과 기업·단체의 헌금(후원금) 규제 강화를 합의하지 않으면 연립 정권에서 이탈해야 한다는 의견이 연이어 제기됐다.

사이토 대표는 이 회의에서 "기업·단체 헌금 규제 강화와 관련해 (자민당으로부터) 충분한 회답이 없으면 총리 지명선거에서 '다카이치 사나에'라고 적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도 보수 성향인 공명당은 자민당 집행부가 교체되면 바로 연정 구성에 합의해 왔으나, 강경 보수 성향인 다카이치 총재가 등장하자 이번에는 이례적으로 요구 사항을 공개하며 버텨왔다.

공명당은 다카이치 총재가 '비자금 스캔들'에 연루된 의원을 당 요직에 앉힌 것을 비판했고, 자민당은 공명당이 기업·단체 헌금 수령 가능 대상에서 지방의 일부 지부를 제외해 달라는 데 대해 불만을 품었다.

이달 총리직에 취임할 것으로 전망되는 다카이치 총재는 9일 NHK에 출연해 "자민당과 공명당 연립은 기본 중의 기본"이라며 "정책 합의 문서를 빨리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공명당의 정치자금 규제 요구에는 "당내에서 확실히 검토시킬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