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이스라엘군 가자시티서 철군 개시…진짜 평화까지는 첩첩산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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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군이 10일(현지시간) 가자시티 등 가자지구 일부에서 철군을 개시했다. 이스라엘 내각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재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의 1단계 휴전 합의안을 승인한데 따른 조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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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의 인질 광장에서 1단계 휴전안 소식을 들은 현지 사람들이 반응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스라엘 총리실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성명에서 “내각은 생존자와 사망자를 포함한 모든 인질의 석방을 위한 (1단계) 합의안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양측의 합의안에 따르면 우선 24시간 내에 합의된 지점까지 가자지구 내에서 이스라엘군을 철수한다. 쇼시 베드로시안 이스라엘 정부 대변인은 “(철수하는 지역은) 대부분은 도시 인구 밀집 지역”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스라엘군이 일부 철수하더라도 가자지구 절반 가량에 대한 통제권은 유지될 예정이다.

예정대로 11일 새벽까지 철군이 완료되면 하마스는 향후 72시간 내에 생존 인질을 이스라엘에 인계해야 한다. 하마스에 억류된 인질은 총 48명으로 이 가운데 약 20명이 생존한 것으로 추정된다. 사망한 인질의 유해는 이후 단계적으로 송환된다. 하마스가 인질을 석방하는 대가로 이스라엘은 종신형 수감자 250명과 전쟁 중 수감된 팔레스타인 주민 1700명을 풀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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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열린 내각 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 9일 국무회의에서 “생존 인질이 13일이나 14일에 석방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2일엔 중재국인 이집트를 방문해 합의 사항을 공식화하는 서명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휴전안 이행을 지원하기 위해 약 200명의 미군 병력도 파견한다. 이들은 가자지구가 아닌 인접 지역에 배치되며 수송, 보안, 물류, 엔지니어링 분야의 전문 지식을 가진 병력들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휴전을 밀어붙이고 있지만 곳곳에 암초가 도사리고 있다. 하마스가 2단계 합의의 핵심 요건인 무장해제를 거부하고 있는 것이 당면한 과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인질 석방이 완료된 이후가 더 큰 도전이 될 것”이라며 “하마스는 가자지구를 직접 통치하지 않겠다는 점은 받아들였지만, 무장 해제에는 아직 동의하지 않았다”고 했다. 하마스의 고위 간부 오마사 함단은 지난 9일 알자지라 인터뷰에서 “어떤 팔레스타인인도 무기를 내주지는 않을 것”이라며 “무기와 저항의 필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크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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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팔레스타인 어린이들이 1단계 휴전안 협정 소식을 축하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가자지구를 누가 통치할 것인지도 남은 쟁점이다. 팔레스타인 기술 관료들을 중심으로 임시 통치기구를 꾸리고 치안은 국제평화유지군이 담당하도록 한다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이다. 이후 임시 통치기구는 팔레스타인자치정부(PA)에 권력을 이양하게 된다. 그러나 FT 보도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가자지구 통치에서 팔레스타인자치정부가 어떠한 역할을 맡는 것도 반대하고 있다고 한다.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향후 협상 단계에서 어느 하나라도 반대 의사를 밝히면 휴전 자체가 파기될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이스라엘 내각의 일부 극우 각료들이 벌써부터 반대 의사를 밝히고 있는 것도 변수다. 1단계 휴전안이 승인된 이스라엘 내각회의에서 극우 성향의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장관과 베잘렐 스모트리히 재무장관 등은 “테러리스트를 풀어주는 합의안에 찬성표를 던질 수 없다”며 반대표를 던졌다.

WP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사이의 가장 중요한 갈등 지점들 중 일부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하마스의 무장 해제 방안, 이스라엘군의 철수 범위와 속도, 외국군의 주둔 여부, 과도 통치기구의 형태, 팔레스타인자치정부의 역할, 그리고 팔레스타인 국가의 최종 수립 등이 그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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