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연휴 뒤 “내란” 14번 외친 정청래…당정 갈등설에도 강경 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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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운데)가 1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추석 연휴를 마치고 복귀한 첫날인 1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내란’만 14번 외쳤다. 대통령실과 여당이 강경 노선을 두고 미묘한 이견을 드러내고 있는 가운데 정 대표가 거듭 ‘마이 웨이’를 강조한 것이다.
정 대표는 이날 일주일 만에 주재한 최고위원회의에서 “내란 청산과 민생 경제 회복이 추석 민심”이라며 “다시는 내란을 생각조차 못 하게 빛의 혁명 정신을 이어가야 한다”고 했다. 정 대표는 “반격의 여지를 남겨두면 언제든 다시 내란 세력은 되살아난다”며 “(내란 세력을) 끝까지 추적해 책임을 묻고 저항에 굴하지 않고 전진해야 한다”고 했다.
조희대 대법원장과 윤석열 전 대통령 내란 사건 담당 판사인 지귀연 판사를 겨냥해선 “개혁에 저항하는 반동의 실체”라고 지목했다. 그러면서 “당·정·대는 내란 종식과 민생 경제 회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원팀·원보이스로 국민이 오케이할 때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을 향해선 “한가위에 피로를 안겼다”며 비난했다. 국민의힘이 이재명 대통령 부부의 예능 출연 부적절성을 지적한 데 대해 정 대표는 “윤석열 때문에 잃어버린 3년에 대한 국민 분노는 모른 척 하더니 국민 곁으로 다가간 이 대통령의 친근한 모습에는 분노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민심을 따르지 않는 국민의힘은 위헌 정당 해산 심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며 “국민의힘이 조금이라도 대한민국을 걱정한다면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회의가 열리는 기간만이라도 모든 정쟁을 중단할 것을 제안한다”고 했다.
추석 연휴 도중인 지난 6일 대통령실은 “당정 온도 차”(우상호 정무수석)까지 거론하며 당의 강경 노선에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추석 이후 오히려 전투력을 강화한 모습이었다. 당 핵심 관계자는 10일 “더딘 개혁으로 집토끼가 실망하면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핵심 지지층을 붙잡을 수 없다”며 “중도층을 잡는 건 지지층을 확실히 잡은 그 다음 스텝”이라고 말했다. 보수 진영이 “광기”(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라는 표현까지 쓰며 정 대표를 비난하고 있지만, ‘지방선거 승리→대표 연임’ 가도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지지층 결집이 선행돼야 한다는 구상이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및 지도부가 2일 오전 용산역을 찾아 귀성길에 나선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추석 연휴에도 정 대표는 지지층 결집에 주력하는 행보를 보였다. 연휴 첫날인 2일부터 여권 텃밭인 호남을 1박 2일로 방문한 데 이어,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서울 마포와 강북구를 찾았다. 강청희·류삼영·이지은·김한나 등 가까운 원외 위원장과 만나 ‘친(親) 정청래’ 세력 결집도 가속했다. 페이스북에는 민주당 지지자가 전하는 ‘추석 민심 1~4시리즈’라며 “내란당은 입이 열 개라도할 말이 없을 텐데 빨리 해체하지 않고 뭐 하고 있느냐”, “상기하자 검찰 만행”, “상기하자 조희대의 난”이라는 글을 잇달아 올렸다.
하지만 민주당 내부에선 향후 대통령실과의 마찰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김병기 원내대표는 10일 기자 간담회에서 ‘당정 갈등’ 논란에 대한 질문을 받고 “얘기하다 보면 (당정 간 생각이) 다를 수 있고, 그건 너무 당연한 이야기”라며 “얘기로 나온 워딩을 이후에 서로가 해석하면서 (일이) 커진 것 같다”며 수습했다. 민주당 지도부 의원은 “대통령의 중도 확장에 당이 발 맞추도록 지도부 회의에서 몇몇이 유도는 하는데, 정 대표가 워낙 그립이 강해 지지층 중심의 전략을 바꿀지 모르겠다”고 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가 1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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