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트럼프의 30분 연설, 세계 리더 20명을 병풍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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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3일(현지시간) 이집트 샤름 엘 셰이크에서 열린 ‘가자지구 평화를 위한 정상회의’에서 영국·독일 등 약 20명의 정상이 지켜보는 가운데 “수년간의 고통과 유혈사태 끝에 가자 전쟁이 끝났다”고 선언했다. [AFP=연합뉴스]
“평화의 첫걸음은 항상 가장 어렵지만 오늘 우리는 그걸 해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3일(현지시간) 이집트 휴양지 샤름 엘 셰이크에서 열린 ‘가자지구 평화를 위한 정상회의’에서 “마침내 중동에 평화가 찾아왔다.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이 아름다운 조화를 이뤄냈다”며 이같이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가자 평화 정상회의에서 ‘가자 평화 선언’에 서명한 뒤 “신의 도움으로 이뤄낸 역사적인 돌파구”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회의장은 ‘트럼프의 독무대’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평화 선언에 서명하기 전 약 20분 동안 각국 정상들을 손님 맞이하듯 악수하며 사진 촬영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30분간의 연설 중에 마치 출석 체크를 하듯 각국 정상을 하나하나 부르며 평화 선언 서명식에 배석한 데 대해 사의를 표했다. 영국·독일 등 약 20명의 지도자들은 뒤에서 병풍처럼 늘어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들을 보며 “왜 서 계시는지는 모르겠지만 약속하건대 연설을 짧게 하겠다”고 말해 폭소가 터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설 도중 세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를 부르며 “저번에 저에게 하셨던 말씀을 다시 해 보라. 정말 좋았다”고 하자 샤리프 총리는 “진정한 평화의 사도인 트럼프 대통령 주도하에 평화가 이뤄졌다. 오늘 이 위대한 대통령을 노벨 평화상 후보로 다시 한번 추천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백악관은 미국·이집트·카타르·튀르키예 4개국 정상이 서명한 평화 선언문을 이날 공개했다. ‘지속적인 평화와 번영을 위한 트럼프 선언’이라는 이름의 이 선언문에는 “가자 전쟁 종식과 중동의 지속적 평화를 위한 트럼프 대통령의 진심 어린 노력을 지지하며,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을 포함한 중동 지역 모든 사람들에게 평화·안보·안정·기회를 보장하는 방식으로 이 협정을 이행할 것”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이번 선언이 이스라엘·하마스(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전쟁의 종식 약속을 담았지만 가자지구 평화 정착은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팔레스타인 문제 해법이나 가자지구 행정 관리 등에 대한 구체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점에서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은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장애물들을 의도적으로 외면했다”고 짚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귀국길에 취재진과의 대화에서 “많은 이가 ‘하나의 국가 해법’(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영토를 묶어 하나의 국가 안에서 공존하는 방안)을 좋아한다. 어떤 사람들은 ‘두 국가 해법’(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각자 독립된 국가로 존재하는 방안)을 선호한다”며 “지켜봐야 할 것이다. 나는 그에 대해 언급한 적이 없다”고만 했다.
가자 평화 정상회의에 당사자인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불참한 점도 해석을 낳고 있다. 이스라엘은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불참에 대해 ‘유대교 명절 일정’을 이유로 들었지만, 현지 언론은 “연립정부 내 강경파의 반발을 의식한 결정”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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