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실업급여 8개월 연속 1조원 넘게 지급…올해 누적 10조 육박
-
8회 연결
본문

서울 마포구 고용노동부 서울서부지청에서 구직자가 실업급여 신청서를 작성하고 있다. 뉴스1
구직급여(실업급여) 지급액이 사상 처음으로 8개월 연속 1조원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급여 수준과 가입자 수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볼 수 있지만, 고용 상황이 악화되며 비자발적으로 일자리를 잃은 근로자가 늘어난 영향도 적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15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고용행정 통계로 본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구직급여 지급액은 1조673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10.9%(1048억원) 증가했다. 올해 누적 지급액은 9조6303억원에 달한다. 구직급여는 올해 2월부터 8개월 연속 월 지급액 1조원을 초과했으며, 이는 역대 최장 기록이다. 앞서 2021년 2월부터 8월까지 7개월 연속 1조원을 넘긴 적이 있었다.
지난달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는 8만9000명으로, 1년 전보다 8000명(10.0%) 늘었다. 같은 기간 구직급여를 받은 사람은 62만5000명으로 전년 대비 2만4000명(4.0%) 증가했다.
천경기 고용노동부 미래고용분석과장은 “고용보험 가입자가 꾸준히 늘고, 구직급여 기준액이 매년 인상되면서 지급 수준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구직급여 지급액이 늘어나는 것만으로 전체 고용시장이 나빠졌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산업별로 보면 건설업과 제조업을 중심으로 고용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달 제조업에서 일자리를 잃고 구직급여를 받은 사람은 11만300명, 건설업에서는 7만6300명으로 집계됐다. 각각 1년 전보다 8.1%(8100명), 4.3%(3300명) 늘었다. 고용보험 상시가입자 수를 봐도, 건설업은 지난달 74만7000명으로 26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이 수치는 일용직을 제외한 상시직 기준이어서, 실제 체감 경기는 이보다 더 나쁠 가능성이 크다. 제조업 상시가입자(384만4000명) 역시 4개월 연속 감소했으며, 외국인 근로자를 제외하면 24개월째 줄고 있다.
또한 구직자 1인당 일자리 수를 나타내는 구인배수는 지난달 0.44로, 전년 동월(0.50)보다 낮아졌다. 이는 2004년(0.44) 이후 같은 달 기준 최저 수준이다. 신규 구직자는 37만8000명으로 10.8%(3만7000명) 늘어난 반면, 구인 인원은 16만 5000명으로 3.5%(6000명) 줄었다. 구직자는 늘었지만 기업들의 채용 수요가 감소하면서, 일자리 한 개를 두고 경쟁하는 구직자가 더 많아진 셈이다.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