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세관 마약 사건의 수사 외압 의혹을 제기한 백해룡 경정이 지난 6월 12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인천세관 마약 밀수 연루 의혹과 관련한 합동수사팀 출범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스1

서울동부지검이 백해룡 경정의 강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그를 포함한 별도 수사팀을 신설하며 조직을 ‘합동수사단’으로 확대 개편하기로 했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임은정 검사장이 이끄는 서울동부지검은 기존의 ‘세관 마약 수사 외압 의혹’ 수사팀과는 별도로 5명 규모의 ‘백해룡팀’을 새로 만들기로 했다. 검찰은 향후 두 팀을 통합해 ‘합동수사단’ 형태로 격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새로 구성되는 백해룡팀은 백 경정이 고발인이나 피해자 신분으로 연루될 수 있는 ‘수사 외압’ 사건을 제외한 세관 마약 수사 관련 의혹 등을 전담하게 된다. 함께 근무할 경찰관 4명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나, 경찰은 “마약 수사 경험이 풍부한 인력이 파견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백 경정이 자신의 동부지검 파견 명령을 “불법”이라며 공개적으로 반발한 다음 날 이뤄져 논란이 커지고 있다. 백 경정은 전날 입장문을 통해 “수사 의지나 역량이 검증되지 않은 4명을 붙여놓겠다는 것은 명백한 수사 방해”라며 “영장청구권이 없는 나의 손발을 모두 묶어버리는 조치”라고 비판했다.

검찰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백 경정을 위한 별도 사무실과 장비를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백 경정은 이날 “사전에 예정된 방송 출연 일정이 있다”며 연가를 내고 출근하지 않았다.

검찰 안팎에서는 이번 조치를 두고 의견이 엇갈린다. 일각에서는 “수사 외압 의혹을 명확히 규명하기 위한 조직 정비”라는 평가가 나오는 반면, 다른 쪽에서는 “백 경정을 사실상 수사에서 배제하기 위한 인사적 압박”이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서울동부지검은 이번 주 내에 합동수사단의 정식 출범 일정을 확정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