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케데헌 골든' 작곡가 이재 “모두에게 필요한 노래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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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전 서울 용산구 CGV 용산 아이파크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여한 이재. 사진 넷플릭스
미국 싱어롱(sing-along) 상영회에 가면 모두가 ‘골든’(Golden)의 한국어 가사 부분, ‘영원히 깨질 수 없는’을 부르고 있다. 자랑스럽고, 벅찬 마음이다.
15일 오전 서울 용산구 CGV 용산 아이파크몰에서 국내 언론과 처음 만난 싱어송라이터 이재(EJAE·김은재·34)의 말이다. 이재는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이하 케데헌)의 대표 주제곡(OST) ‘골든’ 등을 직접 만들고 부른 작곡가이자 가수다.
싱어롱 상영회는 영화를 관람하며 관객들이 함께 노래를 부르고 즐길 수 있는 상영방식으로, 관객들은 후렴구 등 중독성 있는 부분을 따라 부르곤 한다. ‘골든’의 후렴구는 영어 가사인 “거너비 거너비 골든”(Gonna be, gonna be golden)과 한국어 가사인 “영원히 깨질 수 없는”이 같은 멜로디로 배치되어 있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한 장면. 사진 넷플릭스 캡처
‘케데헌’은 지난 6월 20일 공개된 후 줄곧 케이팝 콘텐트의 역사를 새로 썼다. 공개 후 4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오징어 게임’을 제치고 넷플릭스 역대 누적 시청수 1위, OST ‘골든’의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 8주 연속 1위 등 신기록을 세우며 전 세계적 인기를 입증하고 있다.
‘케데헌’은 걸그룹이자 퇴마사인 ‘헌트릭스’가 케이팝 보이그룹이자 악령인 ‘사자보이즈’에 맞서 세상을 구하고 진정한 자신을 찾아가는 이야기다. 이 서사를 표현한 핵심 OST가 ‘골든’이며, 이재는 케이팝 특유의 고음을 구현한 ‘골든’을 만들고 가창했다.
그는 “‘케데헌’에서 보여주고 싶었던 건 한국 문화였다”며 “어릴 때 미국인들이 한국을 잘 몰라 화가 났다. 지금은 (미국인들이) 케이팝 뿐 아니라 케이뷰티, 케이무비 등 ‘케이’(K)가 붙은 건 모두 좋아하는 것 같다. ‘한국이 요즘 대세’(Korea is killing it)라는 말을 많이 한다”고 전했다. 이재는 한국계 미국인으로 미국에 거주 중이다. 한국에서 약 15년간 거주, SM엔터테인먼트 연습생으로 10년 넘게 가수의 꿈을 키운 경험이 있다.
하지만 데뷔에 실패했고, 이후 작곡에 집중하며 “진정한 나를 찾는 경험”을 했다. 트와이스, 레드벨벳, 에스파 등 국내 걸그룹 곡 작업에도 참여하며 작곡가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그러다 2020년 음악계 동료의 소개로 ‘케데헌’ OST 작곡팀에 합류했다. 꿈을 이루는 데 열중하며 자신을 찾아가는 ‘케데헌’ 주인공 루미의 서사가, 루미를 가창한 이재의 서사와 겹치며 이재의 팬덤이 생겨났다.

15일 오전 서울 용산구 CGV 용산 아이파크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여한 이재가 질문을 듣고 있다. 사진 넷플릭스
이재는 “‘골든’은 가장 마지막으로 만든 곡인데, 매기 강 감독님이 비현실적인 고음을 넣으라고 하셨다. 혼문을 닫아야 하는 루미의 간절한 마음, 자신의 본모습이 아닌 상태로 아이돌 활동을 밀어붙이는 모습이 있어야 했다. 루미와 나의 가창 범주보다 더 높게 설정했다”고 작곡 배경을 밝혔다.
극 중 금색으로 빛나는 장치 ‘혼문’을 닫는 행위는 세계의 평화를 지키는 것으로 묘사된다. 매기 강 감독은 ‘골든’이라는 단어를 OST에 넣어달라고 주문했다. 이재는 ‘골든’과 루미의 서사를 생각하며 멜로디를 떠올렸다. 이재는 “세계적으로 많은 일이 벌어지며 희망적 가사와 멜로디가 있는 ‘골든’이 전 세계적 인기를 끈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를 포함한 모두에게 필요한 노래가 아니었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재가 작곡에 참여한 곡은 ‘골든’ 외에도 ‘하우잇츠 던’(How It’s Done), ‘테이크 다운’(Takedown) 등 헌트릭스의 노래와 사자보이즈의 노래 ‘유어 아이돌’(Your Idol)이 있다. 이재는 “H.O.T.와 동방신기를 정말 좋아했다”며 “한국의 남자 아이돌을 보면 발랄한 콘셉트로 출발해서, 나중엔 섹시한 콘셉트로 등장하는 경우가 많다. ‘유어 아이돌’을 만들 때 H.O.T.의 ‘전사의 후예’나 동방신기의 ‘라이징 선’(Rising Sun)을 떠올렸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오드리 누나, 이재, 레이 아미. 헌트릭스의 가창을 담당한 이들이다. AP=연합뉴스
이재는 이어 “앞으로 에스파, 방탄소년단(BTS) 등 케이팝 가수들과도 협업해보고 싶다. 최근 미국 NBC의 ‘지미팰런쇼’에서 함께 ‘골든’을 불렀던 오드리 누나(헌트릭스 미라 역)와 레이 아미(헌트릭스 조이 역)와도 협업을 해보려 한다”고 계획을 밝혔다. 그의 첫 솔로 데뷔 싱글 곡 ‘인 어나더 월드’(In Another World)가 오는 24일 발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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