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분단의 상처 위에 세워진 마을 ‘통일촌’에 울려퍼지는 평화의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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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 음악회 포스터.
오는 18일 북한과 맞닿아 있는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 내 한 마을에서 평화의 노래가 울려 퍼진다. 이날 오후 3시 통일촌마을박물관 마당에서 열리는 ‘DMZ(한반도비무장지대) 가을음악회’에서다. 자선 연주 단체인 서울나눔클라리넷앙상블은 클래식인 ‘라데츠키 행진곡(요한 슈트라우스)’, ‘캉캉(오펜 바흐)’, ‘푸니쿨리 푸니쿨라(루이지 덴스)’부터 영화 미션의 OST를 편곡한 ‘넬라 판타지아’, 가수 전인권이 부른 ‘걱정말아요 그대’ 등 우리 귀에 익숙한 다양한 음악을 연주한다.
서울나눔클라리넷앙상블은 2007년 12월 클라리네티스트이자 지휘자인 김문길이 만든 연주 단체다. 2023년 4월 독일 베를린 돔에서 파독 근로자 60주년 기념 연주회, 올 4월 일본 오카야마현 구라시키 시민회관에서 ‘한일 수교 60주년 우정음악회’를 등을 개최했다. 김문길 서울나눔클라리넷앙상블 대표는 이번 공연에 대해 “수십 년 간 군사 경계의 상징이었던 곳에서 평화를 염원하는 화음이 울려퍼진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7월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서울나눔클라리넷 앙상블의 제16회 정기연주회. 서울나눔클라리넷 제공
개성 송악산이 육안으로 보이는 통일촌마을은 한국전쟁의 상처를 간직한 곳이다. 군사분계선에서 4㎞ 떨어진 이 곳은 민통선 내 지역으로, 1970년대 조성됐다. 현재는 전국 각지에서 모인 제대 군인, 실향 주민 등 450여명이 거주하고 있다. 마을에는 오랜 기간 동안 주민들이 지켰던 방공호, 무기고와 대피소 등 전쟁의 상흔이 곳곳에 남아있다.

파주시 접경지역에서 바라본 통일촌(사진 하단부 마을) 전경. 개성공단으로 이어진 송전탑 너머로 북한 마을과 마주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연주는 리뉴얼 된 통일촌마을박물관의 재개관을 축하하는 행사이기도 하다. 박물관은 통일촌의 탄생 배경, 한국전쟁의 기억, 통일촌 주민들의 이야기를 전시한 곳이다. 리뉴얼을 통해 그간 수집, 보존해 온 자료들을 디지털화하고 QR코드, 미디어월, AI(인공지능) 기반 인터랙티브 콘텐트로 재구성했다. AI가 안내·해설하는 시스템도 새롭게 구축했다.
연주회와 재개관 기념식을 주관하는 이완배 통일촌마을 이장은 “통일촌이 전쟁의 상처를 품은 공간에서 AI 와 문화가 결합된 미래형 마을로 변모하고 있다”며 “분단의 상처를 기억하면서도, 그 위에 새로운 희망을 세우는 것이 통일촌이 추구하는 방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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