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4→6→16→2→9층 대법원 휘저은 與…野 “점령군 행세” 국감 파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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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국회 법제사법위원들이 15일 서울 서초 대법원 청사를 찾아 대법관 집무실 등을 현장 검증하면서 대법원 국정감사는 또다시 아수라장이 됐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대법원을 휘젓고 다니며 마음대로 주무를 수 있는 사법부를 만들려 한다”(나경원 의원)며 파행을 선언하고 국감장을 떠났다.

15일 서울 서초동 대법원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현장 국정감사'에 앞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추미애 위원장이 대법원장의 대선 개입 의혹과 관련해 사건 수사기록에 대한 전자문서 접속 로그기록을 확인하러 이동 하고 있다. 사진 국회사진기자단
與, 대법원 PC 기록 요구…野 “입법 쿠데타” 파행 선
이날 국정감사는 지난 13일 국회에서 열린 대법원 국정감사의 후속으로, 민주당 의원들이 단독으로 결정돼 진행됐다. 지난 5월 1일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이재명 대통령 공직선거법 파기환송과 관련해, 어떤 과정을 거쳐 판결했는지를 따져보겠다는 취지에서다. 국회가 대법원 청사 곳곳을 돌아다니며 현장 검증한 건 처음이다.
추미애 법사위원장은 국감에 앞서 대법원 청사 4층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이 대통령 사건 관련 서류 제출 요구 안건을 상정했다. ▶전원합의체에 참여한 대법관별 사건 기록 접근 시점 및 방식 ▶해당 사건의 사건 기록 전산 시스템 접속 로그 전체 ▶전산 로그 외 전자기록 열람 및 조회 이력 전체 ▶파기환송 선고일인 5월 1일 이후 전산 시스템 로그 변경 및 삭제 내역 등이다.

추미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이 15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위반 사건에 대한 대법원 전원합의체 관련 서류 제출 요구의 건'을 처리하고 있다. 사진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은 “사법 장악”이라며 항의했으나, 민주당 단독으로 안건을 통과시킨 후 “현장으로 이동하겠다”며 회의장을 나섰다.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이 온몸으로 막아섰으나, 소용없었고 법원행정처장실이 있는 6층으로 이동했다.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은 국감장 내에 잠시 머물다가 뒤이어 처장실로 이동해 추 위원장 등과 면담했다.
국감장에 남은 국민의힘 의원들은 “사법부가 80년간 쌓은 것을 무너뜨리려 한다. 압수수색과 다름없다”고 반발하며 파행을 선언한 뒤 국회로 떠났다. 나경원 의원은 “민주당이 로그 전산 기록 등을 요구하는 것은 이 대통령 무죄 확정 위해 사법부를 장악하고자 하는 것”이라며 “대법원이 (자료 요구에) 동의한다면 사법 자살”이라고 했다.
신동욱 의원도 “어떤 상의도 없이 민주당이 요구하는 기록은 사실상 재판 과정 전체를 들여다보는 것이기에 이 선례가 생기면 80년 사법부가 쌓아온 신뢰가 무너지는 것”이라고 했다. 조배숙 의원은 “지난 13일은 대법원장을 조리돌림 한 치욕의 날, 오늘은 민주당이 점령군처럼 청사를 휘저은 날”이라고 했고 곽규택 의원은 “의회 독재이고 입법 쿠데타”라고 했다.
결국 국정감사는 오후 3시 40분쯤 국민의힘이 빠진 채 범여권 의원들만 참석한 상태에서 재개됐다. 추 위원장은 바로 감사를 중지한 후 추가로 현장 점검을 나섰다. 2층에 있는 대법정과 소법정을 둘러봤다. 이어 대법관 집무실이 있는 9층으로 향했다. 현장점검을 한 박지원 민주당 의원의 페이스북에 따르면 이밖에 기록열람실·부속실·수석재판연구관실 등도 방문했다.
현장 점검 후 재개된 감사에선 범여권 의원들만의 파상공세가 이어졌다. 이 대통령 파기환송을 대선 개입으로 규정하고 “대법원은 문을 닫아야 한다”(김용민 의원)며 거세게 압박했다. 쉴 틈 없는 질문과 함께 “즉시 상황을 파악하라”는 요구가 계속되자 법원행정처 실무자들은 실시간 자료를 뽑아와 답하기 바빴다. 그러자 추미애 위원장은 “뭐 때문에 쪽지를 보느냐. 정신차려라”고 다그쳤다.

천대엽 법원행정처 처장이 15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추미애 위원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 국회사진기자단
조희대, 여야 오찬…추미애와 식사
한편 이날 국민의힘이 떠나기 전 조희대 대법원장과 여야 의원들이 16층에서 점심을 함께했으나 특별한 대화는 오가지 않았다고 한다. 조 대법원장은 국감장엔 불출석했으나, 국회의원들이 대법원에 방문한 만큼 관례에 따라 점심자리를 마련했다. 조 대법원장 테이블엔 천대엽 처장, 추미애 위원장, 박지원 민주당 의원, 나경원·조배숙 국민의힘 의원이 함께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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