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프랑스 사르코지 '3평 독방' 수감…X에 올린 &#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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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전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부인 카를라 브루니 사르코지와 함께 상테 교도소로 가기 위해 집을 나서고 있다. EPA=연합뉴스

리비아로부터 불법 자금 조달을 공모한 혐의로 최근 징역형을 선고받은 니콜라 사르코지(70) 전 프랑스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파리 14구에 있는 상테 교도소에 수감됐다. 프랑스 5공화국 역사상 전직 대통령이 교도소에 수감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사르코지 전 대통령은 지난 2007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측근들이 대선 자금 조달을 위해 리비아 당국에 접촉하는 것을 방치한 혐의(범죄 공모)로 지난달 25일 1심에서 징역 5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당시 리비아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의 불법 자금을 직접 수수했다는 혐의는 증거 불충분으로 무죄가 선고됐다.

1심은 “2006년 리비아에서 프랑스로 자금이 유입된 사실은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불투명한 자금 흐름만으로는 사르코지 전 대통령의 2007년 대선 캠페인에 직접 사용됐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민의 신뢰를 훼손한 중대한 범죄 행위”라고 지적하며 징역 5년형과 함께 벌금 10만 유로(약 1억6000만원), 5년간 피선거권 박탈을 선고했다. 형은 실형이지만 집행 영장은 추후 집행하도록 명령해 이날 입감 절차가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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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전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상테 교도소 수감을 위해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경찰관과 인사나누고 있다. 오른쪽은 부인 카를라 브루니 사르코지. AFP=연합뉴스

사르코지 전 대통령은 2005년 카다피(2011년 사망)와 ‘부패 협약’을 맺고, 2007년 대선을 앞두고 리비아 정권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5000만 유로(약 700억원)를 받는 대가로 산업적·외교적 혜택을 약속했다는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2007년 대선에서 승리해 프랑스 대통령에 취임했으나 이후 끊임없이 불법 자금 의혹에 휘말려 왔다.

사르코지 전 대통령의 수감에 앞서 이날 오전 그의 자택 앞에는 지지자 수십명이 모여 그의 석방을 촉구했다. 그는 부인 카를라 브루니 사르코지도 경찰에 체포되는 남편을 배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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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전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상테 교도소 수감을 위해 경찰 차량에 오르기 전 지지지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그는 이날 오전 9시13분쯤 자택을 떠나기에 앞서 X에 올린 입장문에서 “오늘 아침 감옥에 갇히는 건 전직 대통령이 아니라 무고한 사람”이라며 “10년 넘게 겪어온 이 사법적 스캔들, 이 고난의 길을 계속 규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복수심에 모욕당한 프랑스에 대해 깊은 슬픔을 느낀다”며 “나는 의심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진실은 승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사르코지 전 대통령은 상테 교도소 격리 구역 내 9㎡ 면적의 독방에 수감됐다. 수용실엔 사전 등록된 번호로 연결되는 유로 전화기가 있어 가족과 통화도 할 수 있다. 러닝머신이 설치된 체육관과 도서관도 이용 가능하다. 일간 르피가로에 따르면 그는 다른 수감자와 마찬가지로 주당 3회, 1시간씩 면회가 허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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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전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상테 교도소 수감을 위해 경찰 차량에 오르기 전 부인 카를라 브루니 사르코지과 포옹하며 작별 인사를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한편 사르코지 전 대통령의 변호인단은 수감에 맞춰 보석 신청서를 제출했다. 변호인단은 “재범 위험이나 증거 인멸, 증인에 대한 압박 위험도 없다”며 수감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그들은 교도소 앞에서 언론에 이같이 밝히며 사르코지 전 대통령이 최소 3주에서 한 달간 수감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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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전 대통령 부인 카를라 브루니 사르코지가 21일(현지시간) 남편이 탑승한 호송차가 상테 교도소로 떠나자 지지자들에게 두손 모아 감사인사를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사르코지 전 대통령의 수감에 앞서 나흘 전인 지난 17일 그를 엘리제 궁에 초청한 바 있다. 이를 두고 ‘대통령이 사법부의 독립성을 침해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에 대해 마크롱 대통령은 21일 슬로베니아에서 열린 유럽연합(EU) 지중해 지역 정상회담에서 "전임자 중 한 명을 접견하는 것은 인간적인 측면에서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은  "사법의 독립성에 대해 매우 분명한 공개 발언을 해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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