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가위바위보로 아내 성 따랐다"…외조의 왕, 日 첫 퍼스트 젠틀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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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사상 첫 여성 총리인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의 등장으로 첫 ‘퍼스트 젠틀맨’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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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도쿄도 호텔에서 열린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와 남편 야마모토 다쿠와의 첫 결혼피로연 사진. 야마모토는 재혼이었지만 초혼이었던 다카이치는 “평생에 한 번은 꼭 웨딩드레스를 입어보고 싶다”고 떠올렸다. 다카이치 총리 엑스 캡처.

다카이치 신임 총리의 남편은 야마모토 다쿠(山本拓)로 올해 73세다. 중의원을 지낸 정치가로 다카이치의 총리 등극까지 정치인생사에 기여한 ‘요리 내조’로 유명하다. 1952년 후쿠이현에서 출생한 그는 호세이대 문학부를 졸업하고 1983년 후쿠이현의회 의원으로 정치인의 길에 접어든다. 부친은 일본 후쿠이현 북부에 있는 사바에시 시장을 지냈다. 전처와의 사이에서 야마모토 겐(山本建·41) 후쿠이현 의원 등 3명의 자녀를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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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9월 나란히 국회 입성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남편인 야마모토 다쿠 전 중의원. 다카이치 사나에 홈페이지 캡처

1990년 중의원에 처음 당선된 그가 다카이치 총리와 인연을 맺은 것은 2004년의 일이다. 다카이치 총리가 2003년 중의원 선거에서 낙선해 의기소침해 있을 당시 전화를 걸어 프로포즈를 했다고 한다. 무뚝뚝한 편이지만 구애는 적극적이었다. 낙심해 있는 다카이치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진지하게 결혼 상대를 찾고 있다면 입후보하겠다”면서 “평생 맛있는 것을 해주겠다”고 약속한 일화는 유명하다. 조리사 자격증이 있으니 요리를 잘 못 하는 다카이치 총리를 위해 내조를 해주겠다는 말에 다카이치는 교제 기간 없이 곧바로 결혼을 결심했다.

두 사람이 결혼식을 올린 것은 다카이치 총리가 43세였던 2004년. 도쿄의 한 호텔에서 열린 결혼식 피로연에서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 純一郎) 당시 총리가 축사를 했다. 이후 2005년 9월 다카이치가 중의원에 당선되면서 두 사람은 ‘부부 의원’이 됐다. 지지통신에 따르면 야마모토는 다카이치에게 “부엌은 나의 성(城)이니 들어오지 마라”면서 다카이치의 식사를 줄곧 챙겼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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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남편인 야마모토 다쿠 전 중의원. 출처 자민당

두 사람의 관계에 위기가 온 것은 2017년의 일이다. ‘정치적 입장차’ 때문에 두 사람은 이혼을 결심하는데, 일각에선 당시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다카이치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를 지지한 반면, 야마모토는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총리를 민 영향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두 사람이 다시 만나게 된 것은 그로부터 4년 뒤인 2021년이다. 일본에선 결혼과 함께 여성이 남성의 성(姓)을 따르는 경우가 많다. 재혼을 하면서 두 사람은 ‘가위바위보’로 결정하기로 했는데 이 때문에 야마모토가 다카이치의 성을 따르게 됐다. ‘다카이치 다쿠’로 호적상 이름을 바꾼 그는 지난해 10월 중의원 선거에 무소속으로 도전했지만 낙방했다. 올해 들어 뇌경색으로 쓰러졌고, 후유증이 상당해 의원 숙소에서 다카이치가 직접 돌봄을 담당해왔다. 다카이치는 몇몇 행사에서 자신이 남편을 위해 직접 목욕을 돕거나 도시락을 챙기는 등의 일을 하면서 정치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고 밝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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