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트럼프 다음엔 부통령 출마? 또 대통령 3선 욕심 드러냈다

본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또다시 세 번째 대통령 가능성에 불을 지폈다.

bt2c1343c2c8173dfe669d2a9896709b34.jpg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연방정부 일시적 업무정지(셧다운) 사태 발생을 막기 위해 여야 의회 지도부와 회동할 때 사진. '트럼프 2028'이라고 적힌 모자가 책상에 올려져 있다. 사진 트럼프 대통령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 캡처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7일 말레이시아에서 일본으로 이동하는 전용기 안에서 3선 관련 질문을 받고 처음엔 “진지하게 (3선 도전을) 생각해 보지 않았다”면서 JD 밴스 부통령과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을 공화당 차기 대선 후보로 거론했다. 그런 다음 “나도 그렇게 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I would love to do it). 나는 지금까지 한 모든 여론조사 중 가장 좋은 수치를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열린 여야 지도부 회동 때도 ‘트럼프 2028’이라고 적힌 모자를 책상에 올려놓았다. 자신의 2028년 대선 출마 가능성을 암시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0년 대선에서 조 바이든 전 대통령에게 패했지만 2016년(45대), 2024년(47대) 대선에서 승리했기 때문에 2028년 대선에서 3선 도전은 법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게 대다수 법률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미국 수정헌법 제22조는 ‘누구도 2회를 초과해 대통령직에 당선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bte1aa6cb06df87bad0ff6c7eccd897bff.jpg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28일 요코스카 미 해군 기지에서 미 해군의 조지 워싱턴 항공모함에 탑승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그러나 이론상 트럼프 대통령의 세 번째 대통령직 수행이 불가능한 건 아니다. 직접 출마를 하지 않고 대통령직 승계 1·2순위를 활용하는 방식이다. 우선 부통령에 당선된 후 대통령직을 승계받는 방법이 있다. 수정헌법 25조에 따르면 대통령 사망·사임·탄핵 시 승계 1순위는 부통령이다. 즉, 함께 출마한 대통령 후보가 당선 후 사임하면 부통령 신분으로서 대통령직을 승계해 잔여 임기를 채운다는 시나리오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해당 방안에 대해 “너무 잔꾀다(too cute). 국민이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옳지 않다”고 말했다.

또 다른 방법은 대통령직 승계 2순위인 하원의장이 되는 것이다. 대통령과 부통령이 모두 사임한 뒤 하원의장 신분으로 대통령직을 이어받는다는 줄거리다. 헌법상 하원의장은 현직 하원의원이 아니더라도 의원 과반의 지지만 얻으면 누구든 될 수 있다. 이 밖에도 공화당 소속인 앤디 오글스(테네시) 하원의원이 지난 1월 비연속적으로 대통령직을 두 번 수행한 경우에는 3선에 출마할 수 있도록 하는 ‘트럼프 맞춤형’ 헌법 개정안을 발의해 놓은 상황이다.

다만 이 방안들이 실현될 가능성은 극히 낮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현실화되더라도 ‘꼼수 재집권’이라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미셸 굿윈 조지타운대 로스쿨 교수는 블룸버그통신에 “미국의 법체계가 설령 사임을 통한 방식이라도 두 번 임기를 마친 대통령이 다시 대통령직을 맡는 것을 허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bt3eaa5746784b6b91be024d487c9bee98.jpg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왼쪽)과 나루히토 일왕이 27일 도쿄 왕궁에서 열린 회담에서 대화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남은 임기까지 자신의 영향력을 유지하고 과시하려는 의도로 3선 가능성을 흘리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실제 대통령직을 더 수행하고 싶은 것보다 임기 말 권력 누수 현상을 일컫는 이른바 ‘레임덕’을 최대한 늦추기 위한 의도라는 것이다. CNN은 “트럼프가 하려는 일은 단순하다”며 “사람들의 머릿속에 ‘내가 정말 2029년 1월에 떠날 거라고 당신은 확신할 수 있느냐’는 의문을 심어놓고 계속해서 그 이야기를 듣게 하는 것”이라고 짚었다.

관련기사

  • 트럼프 “3선 출마? 그럴 수 있다면 좋겠다”…헌법 금지에도 여지 남겨

  • 트럼프, 3선 도전 암시…美 야당 지도부 담판 때 꺼내둔 '이 모자'

  • 우크라 위해 온 유럽 정상들, 트럼프는 '4년 더' 모자 꺼냈다

0
로그인 후 추천을 하실 수 있습니다.
SNS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53,319 건 - 1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