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다카이치 첫 외교 시험대 합격점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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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AFP=연합뉴스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가 취임 후 맞은 첫 외교 시험대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총리 취임 불과 일주일 만인 28일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회담에서다. 다카이치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각별한 관계를 맺었던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의 ‘정통 후계자’ 이미지를 전면에 내세웠다. 트럼프 대통령의 마음의 문을 여는 방식 역시 아베 전 총리가 썼던 그대로 차용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28일 오전 도쿄 미나토구 영빈관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환한 미소를 지으며 “일·미 동맹의 새로운 황금시대를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만들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아베 총리로부터 트럼프 대통령의 역동적인 외교에 대해 자주 들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태국과 캄보디아 휴전을 이끌어내 아시아 평화에 기여했고, 중동 합의 실현이란 역사적 위업도 달성했다”고 치켜세웠다. 다카이치 총리는 “일본의 외교력과 방위력을 강화하는 리더로 일하겠다”며 미국이 요구하는 방위비 증액을 의식한 발언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베 총리가 당신을 매우 높이 평가했다”며 “당신은 위대한 총리 중 한 사람이 될 것”이라고 화답했다. 이어 “일본이 방위 능력을 크게 강화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며 “일본이 미국의 방위 장비를 대량으로 구매해 감사하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아울러 “일본을 지원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언제든 그곳에 있을 것”이라며 “우리는 강력한 수준의 동맹국”이라고 강조했다. 회담 후 두 정상은 일본인 납북 피해자 가족들을 직접 만났다. 일본인 납북자 해결은 아베 전 총리의 생전 숙원이었다.

다카이치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은 오후에는 함께 미 대통령 전용 헬기 ‘마린원’에 올라 요코스카 미 해군기지를 찾았다. 6년 전인 2019년 아베 전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이 방문했던 곳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회담에서 입은 은빛 치마정장을 짙은 남색 바지 정장으로 갈아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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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AFP=연합뉴스

두 정상은 요코스카 기지에 정박 중인 미 핵추진 항모 ‘조지워싱턴’에 나란히 올라 미군과 자위대 장병들 앞에 섰다 .다카이치 총리는 “6년 전 이곳 요코스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함께 이 지역의 평화와 안보를 지켜가겠다는 결의를 밝혔다”고 말했다. 통역이 ‘아베’라는 이름을 언급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어 “다시금 일·미 양국의 최고 지휘관이 함께 선 오늘,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을 실현하겠다는 결의를 새롭게 다진다”고 강조했다.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FOIP)’ 역시 아베 전 총리가 주창했던 핵심 외교 구상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관저로 돌아와 기자들에게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을 통해 일·미 동맹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릴 수 있다는 확신을 얻었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방위력 강화를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전했다면서도 “구체적인 방위비 규모나 숫자를 놓고 논의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번 회담의 성과로 한·미·일 협력 강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재확인, 희토류 공급망 합의를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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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AFP=연합뉴스

와타나베 쓰네오(渡部恒雄) 사사카와평화재단 수석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인간관계가 잘 형성되지 않은 상대와는 민감한 사안을 논의하지 않는다”며 “두 정상의 케미가 예상대로 맞았다”고 평가했다. 그는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일·미 간 안보 협력을 재확인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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