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일본, 한국 ‘블랙이글스’에 급유 거부…“독도 하늘 날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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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9일 경기도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열린 '서울 국제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에서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가 에어쇼를 선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한·일 양국이 방위 협력 강화를 위해 추진하던 한국 공군의 일본 자위대 기지 급유 계획이 일본의 일방적인 취소로 무산됐다. 한국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가 최근 독도 상공을 비행한 사실을 문제 삼았다고 한다.

2일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한국 공군이 이달 중순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리는 국제 에어쇼 참가를 위해 이동하는 과정에서 일본 오키나와현 나하(那覇) 기지에 들러 급유하는 방안을 한·일이 협의 중이었지만 불발됐다고 보도했다.

한국 공군기가 일본 자위대 기지에서 급유를 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양국이 실질적 군사 협력의 물꼬를 트는 상징적 조치로 평가됐다. 양국은 아직 상호군수지원협정(ACSA)을 체결하지 않았지만, 일본 정부는 자위대법상 무상 대여 규정을 근거로 연료를 제공할 방침이었다. 일본 내에서는 이 계획을 계기로 향후 ACSA 체결 등 양국 간 방위 협력이 본격화될 것이란 기대감도 나왔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블랙이글스 편대 일부가 최근 독도 상공에서 훈련 비행을 한 사실을 확인한 뒤 급유 지원 계획을 전격 취소했다. 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지난달 28일 블랙이글스가 독도 상공에서 인공 연기로 태극 문양을 그리며 비행한 것에 항의 서한을 한국 정부에 전달했다. 결국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이틀 뒤인 30일 경주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급유 지원 계획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신문에 “매우 유감이지만 영토 문제는 양보할 수 없다”며 “그런데도 향후 협력 강화는 지속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은 독도를 자국 고유 영토로 주장하고 있다.

한국 국방부는 “양국 간 외교·안보 사안에 대한 구체적 확인은 제한된다”면서도 “독도 인근 비행은 두바이 에어쇼 참가를 위한 정상적 훈련이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안규백 국방부 장관과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방위상은 지난 1일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ADMM-Plus)에서 첫 회담을 갖고, 인도·태평양 안보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한일 간 공조 강화의 필요성에 뜻을 모았다. 이 자리에서 관련 사안을 논의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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