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윤 계엄 두달 전, 한동훈 잡아와라 총으로 쏴죽이겠다 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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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대통령(위 사진)이 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 재판 증인으로 출석한 곽종근 전 특수전 사령관에게 질의하고 있다. [사진 서울중앙지법]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이 3일 “(윤석열 전 대통령이)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등 정치인을 호명하면서 ‘앞에 잡아 와라. 총으로 쏴서 죽이겠다’고 했다”고 법정에서 증언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부장 지귀연)의 윤 전 대통령의 내란우두머리 공판에서 한 증언이다.

곽 전 사령관의 증언은 지난해 10월 1일 국군의 날 행사 이후 대통령 관저 만찬 때 윤 전 대통령과 직접 설전을 벌이는 과정에서 나왔다. 만찬에는 두 사람 외에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이진우 전 수방사령관이 참석했다.

곽 전 사령관이 만찬에서 “비상대권이란 말을 들었다”고 하자 윤 전 대통령은 “그날은 군인들 생일 아니냐. 당일 격려차 불렀는데 (곽 전 사령관은) 8시가 넘어 와서 앉자마자 소맥, 폭탄주를 돌리기 시작해 술 많이 먹었죠. 무슨 시국 이야기할 상황은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윤 전 대통령은 만찬 장소와 메뉴를 놓고도 “저녁식사를 관저 만찬장에서 셰프들이 며칠 전부터 코스 음식을 준비한 게 아니고, 제가 주거 공간 식당으로 오라고 해서 계란말이와 베이컨을 구워 놓고 여러분을 기다렸다”며 “거기서 무슨 시국 이야기할 상황은 아니지 않나”라고 거듭 ‘급조된 모임’임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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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전 대통령이 지난해 관저 만찬에서 “시국 이야기는 없었다”고 하자 곽 전 사령관은 “한동훈을 잡아오라. 총으로 쏴서 죽이겠다고 했다”고 증언했다. [사진 서울중앙지법]

그러자 곽 전 사령관이 “그렇게까지 말씀하시니 지금까지 말하지 못했던 부분을 하겠다. 한동훈 이야기 분명히 하셨다”며 문제의 증언을 쏟아냈다. “차마 그 말씀은 안 드렸는데 한동훈하고 일부 정치인들을 호명하면서 ‘당신 앞에 잡아 와라’ ‘당신이 총으로 쏴서라도 죽이겠다’고 했다”고 하면서다.

곽 전 사령관은 “이때까지 검찰에서도 이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며 “윤 전 대통령이 그 말씀만 안 하셨어도 제가 이런 말은 안 했을 것”이라고 했다. 곽 전 사령관의 이 같은 증언을 들은 윤 전 대통령은 어색한 웃음을 터뜨리며 추가 질문을 하진 않았다. 이에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단은 언론 공지를 내고 “한 전 대표 관련 곽 전 사령관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곽 전 사령관의 진술은 그간 일관성이 부족하고 발언이 자주 바뀌어 온 점에 비춰 보더라도 사실인지 매우 의문”이라고 반박했다.

이날 내란 특검은 추경호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에 대해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3대 특검 출범 이후 현역 국회의원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는 지난 8월 28일 김건희 특검의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영장에 이어 두 번째다. 추 전 원내대표는 현역 의원 신분이라 향후 국회가 체포동의안을 가결하면 영장 심사 절차가 진행된다.

박지영 특검보는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추 전 원내대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며 “범죄의 중대성, 증거인멸 우려 등을 고려했다”고 영장 청구 이유를 설명했다. 추 전 원내대표는 윤석열 전 대통령 등의 지시를 받고 지난해 12월 3일 계엄 선포 이후 의원총회 장소를 국회→당사→국회→당사로 바꾸며 소속 의원들의 계엄 해제안 표결을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특검은 지난달 30일 추 전 원내대표 소환 조사에서 계엄 선포 나흘 전인 지난해 11월 29일 대통령 관저 만찬에 참석해 계엄에 대해 사전 귀띔받지 않았느냐고 추궁했다고 한다. 그는 “여러 의원이 함께한 만찬에서 윤 전 대통령과 독대한 적도 없고, 비상계엄이나 비상대권 같은 얘기를 할 자리도 아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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