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맘다니에 맘졸인다…부유층·금융사 ‘뉴욕 엑소더스’ 조짐
-
2회 연결
본문
4일(현지시간) 치러진 미국 뉴욕시장 선거에서 조란 맘다니가 당선되며 부유층과 기업들의 ‘뉴욕 엑소더스(대탈출)’가 가시화되고 있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월가의 금융 기업들은 충격에 휩싸였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일부 기업들은 맘다니의 경쟁자였던 앤드루 쿠오모 등 다른 후보에 대한 지지를 독려하고, 수백만 달러를 쏟았지만 역부족이었다고 한다. 유명 해지펀드 억만장자 빌 애크먼은 맘다니를 저지하기 위해 200만 달러(한화 약 29억 원)를 지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애크먼은 선거 결과가 발표되자 맘다니에 축하 인사를 건네며 바로 자세를 낮췄다. 격한 반응도 나왔다. 퀀트 투자자 클리프 애스니스는 엑스(X)에 영화 ‘혹성탈출’ 중 자유의 여신상이 산산이 조각난 장면을 게시했고, 암호화폐 투자자 앤서니 폼플리아노는 “사회주의자가 세계 금융 수도의 시장으로 선출된 건 미친 짓이다”고 했다.
이번 선거의 승리 요인으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정책이 꼽힌다. 고율 관세에 따른 물가상승, 공무원 대량해고 등으로 먹고 살기가 팍팍해지면서 민심이 돌아서기 시작했고, 그 틈새를 민주당이 파고들었다고 한다. 가령 버지니아 주지사에 당선된 애비게일 스팬버거는 “살만한 버지니아”를 내걸고 약값 중간마진 규제 등을 내세웠고, 맘다니는 5세 무상보육과 무료 시내버스, 임대료 동결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WSJ은 “전국의 민주당 후보들이 ‘경제적으로 살만한지(affordability)’를 핵심 정치 테마로 내세웠다”고 짚었다.
‘트럼프 경제’의 역설적인 수혜자들은 또 있다.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부동산 중개인들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뉴욕의 부자들이 맘다니를 피해 이사 올 것으로 기대에 부풀어있다. 플로리다의 부동산 개발회사 BH그룹은 “지난 4개월 동안 뉴욕 주민들과 1억 달러(약 1450억원)가 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2배 이상 규모다. 아이작 톨레다노 BH그룹 최고경영자(CEO)는 “(뉴욕 고소득층은) 맘다니의 정책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며 “많은 사람이 안전한 플로리다의 부동산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CBS에 말했다.
뉴욕포스트는 또 법인세가 없는 텍사스주가 뉴욕을 대체하는 새로운 금융 허브로 떠오르고 있다고 조명했다. 앞으로 맘다니의 뉴욕시가 법인세를 인상하고 치안 불안을 야기할 것에 대비해 텍사스로 이전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어서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텍사스 댈러스에 7만8000㎡ 규모의 캠퍼스를 짓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이 캠퍼스를 2028년 개장해 직원 5000명 이상을 보낸다는 계획이다. JP모건체이스는 이미 텍사스에 3만명이 넘는 직원을 두고 있다. 이는 뉴욕의 2만 4000명보다 많은 수치다.
댈러스에 금융 기업들이 모여들며 ‘열스트리트(Y’all street)’라는 신조어도 만들어졌다. 텍사스 사투리 인사말인 ‘하우디 열?’에서 따온 말로 월스트리트의 경쟁자로 댈러스가 급부상하고 있다는 얘기다. 텍사스는 기업들에 세금 혜택과 각종 지원책을 제시하며 노를 젓는 중이다. 뉴욕포스트는 “댈러스는 금융 부문에서 38만4000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하며 뉴욕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금융 중심지로 자리매김했다”고 전했다.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