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1R 듀오’ NC 신재인-한화 오재원 “친구야 신인왕은 양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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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신고 내야수 신재인(왼쪽)과 외야수 오재원. 2026년도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나란히 NC와 한화의 1라운드 지명을 받은 둘이 힘찬 도약을 다짐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지난 9월 열린 2026년도 KBO 신인 드래프트에선 보기 드문 장면이 연출됐다. 같은 학교의 야수 두 명이 1라운드에서 연달아 호명된 것이다. 유신고의 주전 3루수 신재인(18)과 붙박이 중견수 오재원(18). 같은 유니폼을 입고 의기투합하던 2007년생 동갑내기 유망주들이 같은 출발선상에서 힘찬 도약을 다짐한다.
신재인과 오재원은 이번 신인 드래프트에서 각각 2순위와 3순위로 NC 다이노스와 한화 이글스의 부름을 받았다. 같은 학교 선수가 1라운드에서 동반 지명되는 경우도 드문 일인데 투수가 아닌 야수들이 함께 호명된 사례는 역대 전면 드래프트(1·2차 지명 없는 드래프트)를 통틀어 최초다.
최근 유신고 교정에서 만난 신재인과 오재원은 “1라운드 지명을 기대는 하기는 했지만, 이렇게 빠른 순번으로 함께 이름이 불릴지는 몰랐다. 정말 기쁘고 행복했다”면서 “중학교 3학년 때 처음 만나 고등학교에서 3년간 동고동락하며 이날만을 꿈꿨다. 올겨울 착실히 준비해 빨리 1군에서 활약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신재인과 오재원은 일찌감치 KBO리그 스카우트들이 점찍은 새싹들이다. 먼저 신재인은 타격 능력이 뛰어난 3루수로 평가받는다. 안타를 생산하는 기술이 좋아 심심치 않게 한 경기에서 2~3안타를 때려내곤 한다. 아직 정식 입단 전이지만, NC 유니폼을 입고 출전한 울산 KBO Fall League(2군 포스트시즌)에서 연일 맹타를 휘둘러 NC를 우승으로 이끌고 최우수선수상(MVP)까지 수상했다.
오재원의 잠재력도 만만치 않다. 매번 투지 넘치는 플레이로 경기의 흐름을 바꿔놓는다. 넓은 수비 범위로 외야를 지키고, 누상에선 센스 있는 주루로 상대 수비진을 괴롭힌다. 둘의 실력은 기록이 증명한다. 신재인은 올 시즌 30경기에서 타율 0.320 4홈런 31타점 28득점 14도루로 활약했고, 오재원 역시 30경기 타율 0.438 1홈런 14타점 38득점 32도루라는 빼어난 성적을 냈다.
둘은 중학교 3학년 때 처음 만났지만, 같은 경기도권 유망주로 서로의 이름은 알고 있던 사이였단다. 오재원은 “(신)재인이는 어려서부터 야구를 잘한다고 널리 알려진 선수였다. 친하지는 않아도 이따금 스마트폰으로 재인이의 기록을 확인했다”고 웃었다. 신재인은 “아마 내가 (오)재원이의 이름을 더 빨리 알았을 것이다. 그만큼 유명한 친구였다”면서 “재원이를 처음 본 순간은 아직도 생생하다. 다음 경기를 위해 대기하던 중이었는데 재원이가 첫 타석에서 홈런을 치더라. 동료들끼리 ‘쟤가 오재원이래’라고 수군거렸던 기억이 있다”고 친구를 치켜세웠다.

유신고 오재원(왼쪽) 신재인. 강정현 기자
고교 졸업을 앞둔 신재인과 오재원은 은사를 향한 감사함도 잊지 않았다. 중학교 때 둘을 스카우트한 유신고 홍성무(39) 감독이다. 신재인은 “지난 3년간 열정적으로 지도해주신 홍성무 감독님이 계셔서 우리가 프로로 지명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감독님의 배려로 1학년 때부터 주전으로 뛰면서 실력이 크게 향상됐다. 감사드린다고 다시 한 번 전하고 싶다”고 미소를 지었다.
신재인과 오재원은 예비 신인임에도 올가을 NC와 한화의 일본 마무리캠프를 소화했다. 둘의 빠른 활약을 바라는 소속팀의 기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신재인은 “TV로만 보던 선배들을 실제로 뵙고 함께 훈련까지 하니 감회가 남달랐다”고 했다. 한화 선배인 문현빈(21)처럼 짙은 숯검정 눈썹으로 화제를 모은 오재원은 “문현빈 선배님은 가끔 유신고에서 훈련하실 때 만난 적이 있다. 국가대표로 뛰는 선배님과의 비교는 아직 과찬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얼마 전 대전 신구장을 처음 가봤다. 최신식 시설을 보면서 여기에서 꼭 뛰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해졌다”고 말했다.
끝으로 신재인과 오재원은 “올해까지는 유신고 동료였지만, 내년부터는 경쟁자다. 1군 무대에서 양보 없는 승부를 펼치겠다. 물론 신인왕도 쉽게 내주지 않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수원=고봉준 기자 xxxxxxxxxxxxxxxxxxxxxxxx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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