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목포VTS 관제사, 여객선 좌초 때 항로이탈알람 꺼…해경 “업무 방해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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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목포시 삼학부두에 2만6000t급 여객선 퀸제누비아2호가 정박돼 있다. 퀸제누비아2호는 전날 제주에서 267명을 태우고 목포로 향하던 중 신안군 장산면에 있는 족도(무인도)에 좌초됐다. 예인선의 도움을 받아 바다로 빠져나온 퀸제누비아2호는 자력으로 항해해 목포 삼학부두에 정박했다. 여객선에 타고 있던 승객과 선원 등 267명은 전원 무사히 구조됐다. 연합뉴스
전남 신안군 족도에서 대형 카페리 여객선 퀸제누비아2호가 좌초한 사고와 관련해 해경이 목포해상교통관제센터(VTS)의 관제 과실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다.
24일 목포해양경찰서에 따르면 해경은 사고 당시 관제 구역을 담당했던 목포VTS 관제사 A씨를 수사 대상으로 올려 조사하고 있다. 형사 입건 단계는 아니지만, 해상 교통 안전을 담당하는 A씨가 사고 발생 전 선박의 이상 징후를 포착하지 못한 데 과실이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다.
조사 결과 A씨는 사고 당시 항로이탈알람을 직접 끈 것으로 드러났다. 항로이탈알람은 관제 구역 내 선박이 정상 항로에서 벗어나면 자동으로 알려주는 장치로, A씨는 “작은 어선들도 알람을 울려 관제 업무에 방해가 됐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알람이 꺼진 상태에서 A씨는 퀸제누비아2호의 항로 이탈 사실을 미리 파악하지 못했고, 일등항해사의 신고를 받고 나서야 후속 관제에 나섰다.
사고 당시 A씨는 총 5000여 척의 선박을 관리하고 있었으며, 또 다른 대형 선박의 항로 이탈로 집중 관제 중이었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경은 퀸제누비아2호 선장 B씨(60대)에 대해서도 중과실치상 및 선원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조사에 따르면 B씨는 출항 지시 후 조타실을 떠나 선장실에서 휴식을 취했으며, 협수로 구간이라는 위험 구간에서도 조타실로 복귀하지 않은 채 지휘 책임을 다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미 일등항해사(40대)와 인도네시아 국적 조타수(40대)는 중과실치상 혐의로 지난 22일 구속됐다. 이들은 조타실에서 휴대전화를 보는 등 부적절한 태도로 사고의 직접적 책임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퀸제누비아2호는 지난 19일 오후 4시 45분 승객 246명과 승무원 21명 등 267명을 태우고 목포를 향해 출항했다가 오후 8시 16분 신안군 장산도 인근 족도에서 좌초했다. 이 사고로 탑승객 30명이 부상해 병원 치료를 받았다.
운항사 씨월드고속훼리는 사고 점검을 이유로 퀸제누비아2호의 목포–제주 노선 운항을 12월 31일까지 중단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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