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고환율 대책이 국민 노후 활용? 국힘 “국민연금 함부로 쓰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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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국민연금 기금을 활용해 고환율 문제에 개입하려 하자 국민의힘이 반대하고 나섰다. “국민의 노후 자금을 함부로 외환시장 대응에 써서는 안 된다”는 논리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5일 원내대책회의에서 “국민연금을 환율 방어에 동원한다는 것은 현 정부의 실책으로 인한 외환시장 불안의 책임을 전 국민의 노후에 떠넘기는 꼴”이라며 “국민연금 고갈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미래가 불안정한 청년 세대들에게 외환시장 안정의 부담마저 떠넘기는 무책임한 작태”라고 비판했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전날 논평에서 “국민의 노후 자산을 외환시장 단기 처방에 끌어다 쓰겠다는 발상은 그 자체만으로도 위험하다”고 했다.
국민연금 활용이 연금 개혁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됐다. 국민의힘 보건복지위원회 간사인 김미애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정권 유지를 위해 연금을 끌어다 쓰겠다는 발상은 국민의 신뢰를 흔들고 개혁 논의 자체에 찬물을 끼얹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여야는 올해 3월 국민연금 보험료율(내는 돈)을 2033년까지 13%로, 소득대체율(받는 돈, 은퇴 전 평균소득 대비 연금수령액의 비율)을 43%로 상향하는 모수개혁에 합의했지만 가입 기간과 수급 연령 등을 조정하는 구조 개혁까지 하지는 못했다.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는 지난 10월 4일 4차 회의를 마지막으로 열리지 않고 있다.
국민연금이 대미 투자 자금으로 활용돼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송 원내대표는 “지금 국민연금을 환율 방어에 동원하면 앞으로 매년 200억 달러(약 29조원)의 대미 현금 투자, 1500억 달러 규모(약 220조원)의 MASGA 프로젝트(한국과 미국이 미국의 조선업을 재건하기 위해 협력하는 프로젝트) 등에 동원하는 것 아닌가 하는 국민적 우려가 크다”며 “국민의 노후 생계와 미래를 정권 이익을 위해 훼손하지 않기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국민연금 투입의 적절성도 국회 상임위원회 차원에서 따져보기로 했다. 김도읍 정책위의장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고환율 대책 마련을 위한 긴급 현안질의를 추진하겠다”며 “정부의 고환율 대응이 충분히 검토·점검되고 있는지 철저히 확인하겠다”고 했다.

24일 오전 국회에서 국민의힘 의원총회가 진행되고 있다. 송언석 원내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기획재정부는 24일 보건복지부·한국은행뿐만 아니라 국민연금과도 4자 협의체를 가동하며 국민연금의 해외투자 방향 등을 점검했다. 원달러 환율이 일정 수준 이상 치솟을 경우 국민연금이 보유한 달러를 매도해 환율을 낮추는 ‘전략적 환 헤지’ 대책 등이 검토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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