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美·우크라 새 종전안 마련..."영토분할-나토가입, 두 대통령이 결정"
-
4회 연결
본문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작성한 종전안의 28개 항목을 19개 항목으로 대폭 완화한 새로운 종전안 초안을 도출했다. 다만 우크라이나 영토 분할과 안전 보장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한 최종 결정은 양국 대통령 몫으로 남겨뒀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AFP=연합뉴스
2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날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미국과 우크라이나 간 고위급 회담에 참석한 세르히 키슬리차 우크라이나 외무부 제1차관을 인용해 양측이 19개 항목으로 구성된 새로운 종전안 초안을 마련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FT에 “양측 모두 ‘긍정적’이라고 느낄 수 있는 완전히 수정된 초안이 나왔다”며 “원래 초안에서 남은 것은 극히 일부”라고 말했다. 러시아에게 유리하게 작성된 기존 종전안을 대거 손질했다는 취지다. 아울러 그는 “미국이 당초 제안한 우크라이나 군병력 60만명 제한 조항을 철회할 의사를 보였다”고 덧붙였다.

안드리 예르마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비서실장(오른쪽 두 번째)과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왼쪽 두 번째)이 23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만나고 있다. AFP=연합뉴스
키슬리차 차관은 그러면서 러시아의 영토 분할 요구,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문제 등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결정하도록 “괄호 안에 남겨뒀다”고 설명했다. 기존 종전안에는 우크라이나가 동부 돈바스 지역을 러시아에 양보하고,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또한 금지하는 내용 등이 담겨 있었다. 핵심 쟁점은 정상 차원의 협상으로 넘겼다는 설명이다.
백악관도 양측 이견이 크지 않다고 강조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같은 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현재 양측이 조율 중인 이견은 단지 몇 가지 포인트에 불과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합의가 성사될 수 있다는 데 대해 여전히 희망적이고 낙관적”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우크라이나와 먼저 합의를 도출한 뒤 러시아와 접촉할 것으로 예상된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 AFP=연합뉴스
젤렌스키 대통령도 협상에 진전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영상 연설에서 “현재로서는 제네바 (회담) 뒤 항목이 줄어들어 더 이상 28개 항목이 아니다”며 “민감한 사안들, 가장 섬세한 부분들은 트럼프 대통령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를 두고 “문제를 더 복잡하게 만드는 것은, 우크라이나의 우려를 덜어줄수록 러시아가 수용할 가능성은 낮아진다는 역설”이라고 짚었다.
유럽 지도자들도 당장은 안도하는 분위기다. AP 통신에 따르면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기존 미국 측 제안에서) 상당한 부분이 수정됐다”고 말했다. 전날 영국·프랑스·독일 등 주요 3개국은 미국 측 초안에 러시아 요구를 다수 반영하고 유럽과 우크라이나는 배제했다며 자체 수정안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한편 FT에 따르면 제네바 협상 다음 날인 24일엔 아랍에미리트(UAE) 수도 아부다비에서 미국과 우크라이나, 러시아 군 관계자가 모였다. 미국은 전날 제네바 협상에 대표단 일원으로 참여한 댄 드리스콜 육군장관이 대표로 참여했다. 우크라이나에선 국방부 산하 정보총국의 키릴로 부다노프 국장이 나섰다. 러시아 대표단이 누군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한 미국 관리는 FT에 “드리스콜을 협상에 참여시킨 건 무언가를 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보태는 효과를 준다”며 향후 협상 결과를 낙관하는 전망을 내놨다.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