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시진핑 편든 트럼프…"다카이치와 통화 때 中 자극 말라 조언"
-
22회 연결
본문

지난달 28일 일본 요코스카 미 해군기지에 정박한 조지 워싱턴함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소개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손을 번쩍 들어보이고 있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만 유사시 개입 시사 발언으로 중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에게 ‘대만 문제로 중국을 자극하지 말라’는 입장을 전달한 사실이 확인됐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6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다카이치 총리와의 전화 통화에서 대만 관련 발언의 강도를 낮출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고 미·일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앞서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7일 국회 답변 과정에서 대만 유사시 일본이 집단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이에 대해 중국은 오사카 주재 중국 총영사가 X에 다카이치 총리를 겨냥해 ‘더러운 목을 벨 수밖에 없다’는 글을 올리는 등 격렬하게 반발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 다카이치 총리와 전화 회담했다. 미·일 정상의 전화 회담은 다카이치 총리 취임 이후 두 번째로, 대만 유사시 발언 이래 처음으로 25분간 이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매우 우호적인 관계를 쌓고 있다. 총리는 매우 현명하며 강하고 멋진 지도자가 될 것”이라고 했다. 요미우리 신문은 다카이치 총리가 중일 간의 대화를 둘러싼 상황이나 대립 관계에 관해 설명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다카이치 총리와 통화에 앞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24일 약 1시간 전화 통화를 갖고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으로 격화되고 있는 중일 갈등에 대해 논의했다.
시 주석은 1시간에 걸친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 중 절반가량을 ‘중국이 역사적으로 대만에 대한 영유권을 지니고 있다’는 주장과 ‘미국과 중국이 세계 질서를 공동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는 데 쓴 것으로 전해졌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지난달 31일 경주에서 열린 중일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WSJ에 따르면 ‘대만 관련 발언의 수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일종의 조언 수준이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하지만 다카이치 총리에게 대만 관련 발언을 철회하도록 압박한 것은 아니라 하더라도 일본 정부 관계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우려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WSJ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만 문제와 관련해 중국의 입장을 수용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 것은 무역 문제 때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백악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이 앞서 약속한 미국산 대두 구매를 미루는 상황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댓글목록 0